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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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사도’가 전하는 사랑과 신앙의 메세지

시성 절차 진행 중인 샤를 드 푸코 신부 가난과 겸손 통해 복음 선포 매진해 푸코 신부가 남긴 대화와 글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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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의 형제

예수의 작은 자매 캐슬린 지음

오창호 신부 옮김

기쁜소식아랍인 복장을 한 채 오두막에 살면서 무슬림 안으로 들어간 선교사. ‘사하라의 사도’라 불리는 복자 샤를 드 푸코(1858∼1916). 교황청에서 그의 시성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푸코 신부의 삶과 신앙을 담은 「모든 이의 형제」(기쁜소식)가 출간됐다. 푸코 신부가 남긴 대화와 글을 통해 그의 신앙을 엿볼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3일 푸코 신부를 포함한 7명의 복자들의 시성 절차에 대한 투표를 위한 정기 추기경회의를 주재했다. 코로나19로 시성식 날짜는 미정이다.

늦깎이 사제로 알제리 사하라 사막에서 살면서 모든 이를 위한 ‘보편적인 형제’가 되려는 열망으로 살았던 푸코. 1858년 프랑스 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난 푸코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낭시에서 예수회가 운영하는 기숙학교에 들어갔지만 퇴학을 당해 한때 신앙을 잃고 방황했다. 그는 프랑스 지역에서 군생활도 했지만, 사막에 살면서 무슬림들의 신앙심에 감명을 받는다. 1886년 파리에 정착하면서 근본적 회개를 통해 가톨릭 신앙을 다시 받아들였다. 1890년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끝내가던 중 나자렛에서 엄률 시토회인 트라피스트회에 입회한다. 알제리 스타우엘리에 있는 수도원으로 옮긴 푸코는 1897년 트라피스트회에서 나와 나자렛에 있는 클라라회 수녀원 문지기로 일한다.

1900년 파리로 돌아온 그는 이듬해 사제품을 받고, 알제리 베니수도원에서 은수생활을 시작한다. 사하라 사막에 있는 아하가르 산맥의 가장 높은 곳에 은수처를 마련하고, 투아레그족과 살며 그들의 언어와 풍습을 익힌다. 1916년 그는 권총 사고로 사망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당시 프랑스 식민 통치를 반대하는 원주민들의 반란이 있자, 푸코는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당시 그를 감시하던 15살 소년이 가지고 있던 권총에 맞아 세상을 떠난 것이다.

샤를 신부의 삶을 관통한 열망은 오로지 주님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복음서들은 그가 예수님께서 가장 작은 형제, 자매들 가운데서 고통받아오셨음을 알게 해 주었다. 샤를은 조카에게 다음과 같이 썼다.

“가난하거나 병든 사람이 문을 두드릴 때 내가 달려나가 문을 열어 들이는 것은 예수님이시란다. 왜냐하면 ‘네가 이들 가운데 가장 작은 이 하나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기 때문이지.”

그는 1903년, 한 피정에서 이렇게 썼다.

“길을 잃은 모든 이들 안에서 길을 잃으신 우리 주님을 구하기 위해서 내 삶의 모든 순간을 사용할 것을 서약한다.”

그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가장 작은 이,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찾고 사랑하려 노력했다. 그의 영적 탐험을 종합하는 이 말은 생애 마지막 무렵에 쓰였다. 그는 가난한 이들 안에 현존해 계시는 유일한 주님을 따랐으며, 그가 제자들에게 남긴 이 유산은 가난한 이들의 세계 안에서 관상적 삶을 사는 토대가 됐다. 푸코의 영성을 본받으려고 했던 이들은 1933년 예수의 작은 형제회, 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빈민 지역과 공장 지대를 사막으로 생각하고, 침묵을 통한 관상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예수의 삶을 ‘내려감’으로 요약한 샤를 신부는 수도회 친구에게 “내려감이 곧 자신의 성소”라고 고백했다.

저자 캐슬린은 1981년 예수의 작은 자매회에 입회, 샤를 드 푸코에 매료된 사제들과 평신도들을 위한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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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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