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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문장과 세계 풍경 어우러진 전시회

「걷는독서」 출간과 전시 개최, 컬러 사진 작품만 57점 선보여... 라 카페 갤러리, 9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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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해 시인의 ‘걷는 독서’전 대표 작품 ‘살아있는 한 희망은 끝나지 않았고 희망이 있는 한 삶은 끝나지 않는다’.




“지난 30여 년 동안 날마다 계속해온 나의 ‘걷는 독서’ 길에서 번쩍, 불꽃이 일면 발걸음을 멈추고 수첩에 새겨온 한 생각들을 모았다. 이것은 눈물로 쓴 일기장이며 내 삶의 고백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대에게 보내는 두꺼운 편지다.” (박노해 시인의 신간 「걷는 독서」 서문 중)

‘단 한 줄로도 충분하다.’ 매일 아침 한 줄의 문장과 사진으로 수많은 이들의 하루를 함께해온 박노해(가스파르) 시인의 ‘걷는 독서’. 박 시인이 7년간 연재한 2400편 가운데 엄선해 묶은 책 「걷는 독서」 출간과 함께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에서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박 시인이 감옥 독방에 갇혀서도, 국경 너머 분쟁 현장에서도 멈추지 않은 일생의 의례이자 창조의 원천인 ‘걷는 독서’. 특별전에서는 온몸으로 살고 사랑하고 저항해온 삶의 정수가 담긴 사상과 문장, 세계의 숨은 빛을 담은 사진이 어우러진 57점의 작품을 선사한다.

2010년부터 이어진 ‘박노해 사진전’은 흑백 아날로그 사진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 특별전에는 박 시인이 그동안 촬영해온 수십만 장의 사진 중 컬러 작품만을 엄선해 선보인다. 작품 한편마다 그 문장에 생기와 빛을 더하는 사진이 다채롭게 다가온다.

이번 특별전에는 좋은 문장을 품격 있는 영어로 동시에 읽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한국문학 번역의 독보적인 대가 안선재(안토니오, 서강대 명예교수) 떼제공동체 수사가 박 시인의 작품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옮겼다. 우리말의 깊은 뜻과 운율까지 살린 영문을 나란히 표기해 외국인들도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특별전 포스터에는 상징처럼 새겨진 ‘걷는 사람’의 고전적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박 시인이 2008년 고대 문명의 발상지 알 자지라 평원에서 만난 ‘걷는 독서’를 하는 소년을 찍은 사진에서 따왔다.

“따사로운 햇살은 파릇한 밀 싹을 어루만지고, 그는 지금 자신의 두 발로 대지에 입 맞추며 오래된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선조들의 복장과 걸음과 음정 그대로 근대의 묵독 이전의 낭송 전통으로 ‘걷는 독서’.”

박 시인은 이 오랜 독서 행위인 ‘걷는 독서’의 체험을 오늘날 우리에게 새롭게 전하고자 했다.

라 카페 갤러리 측은 “더 많이 읽을수록 미로에 빠지고, 자기 자신과 멀어지는 시대. 지금이야말로 내 삶을 비추는 ‘단 한 줄의 글’이 필요한 때”라며 “응축된 문장 사이로 영감이 깃들고, 가슴을 울리는 서정 사이로 새로운 나를 마주하는 체험을 선사할 전시 ‘걷는 독서’는 세계를 다른 눈으로 보게 하고, 삶의 수많은 문제 앞에서 나직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 세계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걷는 존재이고 만남의 존재이고 읽는 존재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하고 삭막한 이 시대에, 이 ‘걷는 독서’가 그대 안에 있는 하많은 생각과 지식들을 ‘목적의 단 한 줄’로 꿰어내는 삶의 화두가 되고 어려운 날의 도약대가 되기를.” (박노해 시인의 「걷는 독서」 서문 중)

특별전 ‘걷는 독서’는 9월 26일까지 ‘라 카페 갤러리(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8)’에서 열린다. 전시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 02-379-1975, 라 카페 갤러리(www.racafe.kr)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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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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