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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단순한 건축 의미 아닌...주님을 만나는 거룩한 공간...성당 공간과 전례 관계 다뤄

「성당, 빛의 성작」 펴낸 서울대 건축학과 김광현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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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집이 필요 없으신 분이죠. 그런데 왜 하느님은 집을 택하셨을까요? 42년간 건축을 가르치는 교수로, 건물을 짓는 건축가로 살아오면서 제일 궁금했던 점입니다. 본질은 ‘왜 하느님이 당신의 집에 초대했는가’이지요. 그리스도교가 세계 건축에 미친 큰 영향은 내부공간으로 사람을 불렀다는 것입니다. 백성을 안으로 끌어들인 공간은 그리스도교 교회 건축밖에 없습니다.”

서울대 건축학과 김광현(안드레아) 명예교수가 성당을 전례와 공간 중심으로 풀어낸 「성당, 빛의 성작」(이유출판)을 펴냈다. 한국 건축계의 대부로서 성당 건축은 이래야 한다는 훈수를 두려고 낸 책이 아니다.

“성당이라는 건축물 안에서 드리는 미사는 사람과 언어, 동작, 행렬, 음악, 미술, 빛이 통합되는 최고의 종합예술입니다.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의 집에 대해 질문을 가져야 합니다. ‘성당은 무엇을 위해 세워졌는가?’,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성당 건축이 보여준 진수는 무엇인가?’, ‘성당 안의 여러 장소는 전례 안에서 어떻게 깊숙이 관여하는가?’”

김 교수는 책 제목이 된 ‘빛의 성작’에 대해 설명했다.

“빛의 성작은 독일의 대표적 교회 건축가 루돌프 슈바르츠가 어두운 성전에 대해 설명한 책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성작은 성찬 전례에서 성혈을 받아모시는 거룩한 그릇이지요.”

김 교수는 “성작을 계속 확대해보면, 이 거대한 그릇은 성혈을 모시는 성작과 성작이 놓인 제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하느님의 백성도 담아 저 높은 돔의 빛을 향해 들어 올리는 그릇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제대를 덮고 있는 성당이 거대한 성작이라는 뜻이다.

책은 이처럼 성당을 빛의 성작이라는 관점으로 썼다. 성당의 공간과 전례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뤘다. ‘성당, 돌로 만든 기도서’, ‘하느님의 집과 하느님 백성의 집’, ‘빛의 성당’, ‘전례의 공간’, ‘성당의 자리’ 등 6장으로 구성했다. 성당을 이루는 공간의 용어도 바로잡았다.

전례와 공간을 중점으로 본 성당 건축물 중에서 김 교수가 최고로 꼽는 성당은 독일 뒤렌에 있는 성녀 안나 성당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경당을 흔히들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걸작으로 꼽지만 성녀 안나 성당은 전례를 공간으로 숙고한 뛰어난 성당입니다. 성녀 안나 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육중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들었는데, 오르간 소리는 오르간이 내는 소리가 아닌 성당의 건축공간이 내는 소리였습니다.”

김 교수는 “성당 건축이란 결국 ‘나를 찾지도 않는 자들을 공간으로 부르는 건축’”이라며, 유럽에서 배낭여행을 하다가 들어가게 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신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열려 있는 초월적인 공간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건축하는 가톨릭 신자로서 꼭 내고 싶었던 책이었다”면서 “성당을 설계하는 건축가만이 아니라 신자와 예비신자 모두에게 성당 공간이 전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은 본지와 경향잡지에 연재했던 교회 건축에 관한 글이 토대가 됐다. 그는 2011년부터 서울대교구 사제평생교육원에서 성당 건축을 가르치고 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하느님의 빛 담은

거룩한 그릇,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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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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