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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숨값’이 평등하지 않은 세상

생명의 가치 왜곡하는 사회 풍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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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가격표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 지음ㆍ연아람 옮김 / 민음사



치매 말기인 90살의 노벨상 수상자와 성장에 문제가 있는 15살 학생, 왕년의 스포츠 스타, 학교 청소부와 농촌 이주노동자가 모두 같은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다면, 누구에게 우선권을 줘야 할까? 자동차 회사는 사고와 부상,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문제들이 얼마나 발생해야 리콜 조치를 취할까?

통계 전문가이자 보건경제학자인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 박사가 사회가 인간의 목숨값을 어떻게 매기는지를 고발한 책이다. 이처럼 인간 생명에는 일상적으로 가격표가 매겨지지만, 이 가격표는 공정하지 않은 데다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지만, 소중하다고 해서 생명에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가격표는 우리가 마시는 공기부터 먹는 음식, 버는 돈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형사처벌이나 민사소송의 배상금 문제 같은 법리적 결정뿐 아니라 생명보험과 같은 의료서비스, 교육에 대한 투자, 아기를 갖는 일부터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미루는 일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측면의 곳곳에 영향을 준다. 잉태되는 순간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가격표가 따라다니는 셈이다. 인간 생명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하지만 현실에서는 인간 생명이 끊임없이 금전으로 환산된다.

생명 가격표는 노인보다는 청년의 생명이, 가난한 이보다는 부자의 생명이, 흑인보다는 백인의 생명이, 외국인보다는 미국인의 생명이, 낯선 이보다는 가족의 생명이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가격을 낮게 책정받은 사람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는 사실이다. 불공정함은 모든 생명이 동일하게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생명 가치 평가 방법에 대해 대부분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명백한 해답이 있을 것 같지만 명쾌하고 간결한 해법은 없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그는 생명 가격표가 어떻게 매겨지든 그 금액이 인간의 생명을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끊임없이 부여되는 가격표가 공정하게 매겨지도록, 언제나 인권과 생명이 보호되도록 애써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사회가 어떤 식으로 인간의 생명에 가격을 매기는지, 그 계산법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깨달으면 스스로 생명의 가치를 지키고 시스템에 대항할 힘을 얻는다. 이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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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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