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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 선교사제 강기남 신부의 「미션 볼리비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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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에 선교사로 파견돼 살고 있는 광주대교구 강기남 신부의 선교 일기가 책으로 엮였다. 「미션, 볼리비아」라는 제목에 ‘선교사제로 산다는 것’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볼리비아에서 5년째 고군분투하고 있는 강 신부의 일상을 담고 있다.

강 신부는 교구 주교들에게 현지 사정을 알려왔는데, “늘 딱딱한 보고만 드리는 듯싶어 속마음도 담아 전한 일기”라고 밝혔다. 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가 찬찬히 읽다가 원고를 수정하고 편집해 책으로 묶었다.

책은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뉜다. 해발 4000m가 넘는 뽀꼬뽀꼬와 저지대 도시에 속하는 산타 크루즈에서의 선교 활동을 1·2부로 나눠 담았다. 3부는 코로나19 고통 속에서 체험한 이야기들, 그리고 이러저러한 신앙과 삶 이야기를 따로 모아 마지막 4부 ‘성경 안에서의 선교’에 엮었다.

강 신부는 선교사로서 겪은 소소한 일상들을 잔잔하고 재미나게 적었다. 그 시간과 현장 안에서라면 견디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 긴박한 순간들 역시 강 신부는 마치 동네 마실 다니다가 겪는 소박한 일상처럼 적고 있다.

고산지대에서 겪은 두 달여의 기침, 목에서 피가 날 만큼 심각한 처지의 해법은 그저 ‘저지대로 내려가라’였다. 피를 토하는 고통의 체험까지도 그는 은혜로운 사막 체험, 추억들로 기억한다.

어느 때, 억울하게 뺑소니 신부로 몰려 외면과 무시, 험담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평일미사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코로나19가 들어왔고, 재해에 시달린 적이 없던 가난한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수녀의 설명에, 강 신부는 “고통과 불행이 하느님을 발견하는 확실한 방법”임을 되새겼다고 한다.

강 신부는 소소한 일상을 웃음의 계기로 삼는 재주를 지니고 있다. 발씻김 예식 중, 구수한 된장 냄새는 견딜만했지만, 평생 한 번도 맡아보지 않았던 ‘신비로운’ 냄새에 코피를 쏟는 듯했던 경험도 미소를 띠고 돌아본다.

내전의 위험 속에서 강 신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십자가의 길을 앞둔 성자의 기도를, 그 순서를 바꾼다.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하지만 이 잔을 거두어 주소서”라고. 선교사는 철저하게 봉헌된 사람이지만, 연약한 인간이기에 이런 ‘꼼수 기도’가 밉지 않다.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길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리고 그 길을 가기 위해 얼마나 큰 인내와 용기를 내는지 선교사의 삶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을 펴낸 옥 주교는 머리말에서 “선교사의 꿈은 여전히 내 인생 계획 안에 포함돼 있다”며 “선교사의 삶이 담대하게 표현된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선교에 대해 관심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은 비매품으로 선교사들의 고귀한 삶을 알리고 해외선교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청하는 데 활용된다. 책이 필요한 이는 광주대교구 비서실(062-380-2819)로 연락하면 받을 수 있다.

※광주대교구 선교후원 계좌 : 광주은행 170-127-003379 예금주 (재)광주구천주교(선교)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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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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