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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시리즈: 인체탐험’전 연 안재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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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산다미아노 카페에서 6월 1~12일 13점의 누드 작품이 전시됐다.

이 작품의 작가가 다름 아닌 신부라는 사실에 눈길을 끌었다. 필리핀 출신 안재선(Jason Antiquera·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안 신부는 “교회는 누드화를 낯설게 여기고 다루기 꺼려하지만, 알몸이야말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설명하는 누드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교회적이고 신앙적인 가르침에 근거했다. 이번 전시 주제도 ‘아담 시리즈: 인체탐험’이다. 성경 구절은 “아담과 그 아내는 둘 다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창세 2,25)를 꼽았다.

안 신부는 “교회 역사 안에서 ‘사람의 몸’은 매우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다”며 “특히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몸의 신학’에서 인간 본성에 관한 묵상을 하며 이번 전시 성경 구절과 같은 창세기 2장을 인용했다”고 말했다. 즉 아담이 알몸 상태에 있을 때 인간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하느님의 친밀함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몸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핵심이라는 의미다.

“하느님께서는 완전한 인간의 몸으로 우리 곁에 왔습니다. 인간의 몸으로 죽음에 이르는 고통까지 받으셨다가 또다시 만질 수 있는 몸으로 완전히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매일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우리 몸은 그 자체로 신성하며, 축복입니다.”

안 신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누드화를 그리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2015년 필리핀에서 사제품을 받은 그는 신학생 때 한국에서의 체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그저 행복한 사목 활동을 상상하며 한국에 왔다. 그러던 중 그림을 통한 피정 지도를 했는데 반응이 좋아 미술 사목을 생각하게 됐고, 2019년 홍익대 문화예술교육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인체 드로잉 실습을 하는데 누드모델이 들어왔어요.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란 저는 순간 충격을 받았지만, 2분 만에 크로키를 그려야 해서 이내 집중할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오랜 묵상 끝에 인간의 몸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안 신부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드로잉은 이제 사랑의 행위가 됐다. 그는 “모델과 함께 앉아 있으면 그 사람의 약함과 인간성을 더 의식하고 이해하게 된다”며 “모든 모델에게서 하느님의 놀라운 피조물 신비를 발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신부는 몸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인간은 몸과 영혼이 결합된 존재입니다. 종종 영혼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을 발견하는데 우리 신앙인은 몸과 영혼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몸의 신비를 묵상한다면 조금 더 신앙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렇듯 몸에 대한 성찰은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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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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