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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청년 예술가를 만나다] 가톨릭청년미술가회 김지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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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배고프다’, ‘청년이 살기 힘든 세상이다.’

가톨릭 청년 예술가는 흔히 얘기되는 이 두 문장을 모두 담고 있다. 힘든 현실에도 신앙 안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청년 미술가로서의 삶이 쉽지 않아요. 그만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신앙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어요. 작품 만들 때가 가장 행복하거든요.”

가톨릭청년미술가회 김지혜(엘리사벳·34) 회장은 청년 미술가로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작품 활동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에서 ‘드로잉 너머’를 주제로 8월 27일까지 작품 전시를 하고 있다. 인천가톨릭대에서 회화와 건축스테인드글라스를 전공한 그는 이번 전시에서 곡선을 그리며 넓게 뻗어 나가는 핸드 드로잉을 여러 결로 중첩해 판유리 위에 표현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유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간의 모순적인 마음을 표현한 작품에서 그가 살아온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김 회장은 비교적 늦은 시기에 미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던 그는 또래 친구들의 뛰어난 실력을 보며 쉽사리 발을 붙이지 못했다. 결국 일반 대학에 들어간 후 미술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고 편입했다.

“미술로 전공을 바꾸고 전시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백남준 선생님의 미디어아트를 접했어요. 충격이었죠. 똑같이 그려야만 잘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미디어아트를 보면서 예술의 다양한 표현 방식을 알았어요. 이후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김 회장은 배움과 경험 안에서 예술가의 길에 한 발짝씩 다가섰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그는 “미술을 전업으로 삼고 활동하는 청년들은 거의 없다”고 한탄했다. 자신도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배운 게 미술밖에 없다보니 삶은 쉽지 않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와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한 김 회장은 한동안 사람들을 피해 다니기도 했다. 그때 김 회장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4대째 내려오는 신앙이었다.

“한 달 동안 매일 새벽 미사에 참례했어요. 그때 저를 바라볼 수 있었고, 오히려 내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죠.”

그는 신앙 안에서 풀어낸 고민들을 통해 ‘관계’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 작품은 ‘갤러리1898’ 재개관 당시 청년 작가 공모전에서 인기투표 1위를 했다. 신앙 안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2019년 청년작가 3인 성물전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갤러리에서 일을 하며 작품 활동과 신앙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참 많이 돌아온 것 같은데 경험하고 배울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서 언젠가 제 공방을 가지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게 될 날을 꿈꿉니다. 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거든요.”

불안과 안정, 관계와 경험을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젊은 작가들의 현실을 드러내는 동시에 희망을 가리키고 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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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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