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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인형·인형옷 제작으로 나눔 실천하는 정지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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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하면서 내 손이 내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사용하도록 주신 손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잠시 맡아둔 손으로 조금씩이나마 그 은총을 갚아나가려 해요.”

화려한 레이스와 우아한 치맛자락. 섬세하고 정교한 무늬의 천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공주님’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법한 드레스. 천과 실, 바늘이 정지원(그라타·48·정지원의 돌 아뜰리에 대표) 작가의 손을 거쳐 여자아이라면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근사한 옷을 입은 인형으로 탄생한다. 인형의 몸에서부터 의상, 작은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 작가의 손으로 만든 작품이다.

국내에서 수제인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 작가의 인형을 모르는 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 장동건, 박성웅·신은정 부부, 뮤지컬 배우 김소현에 미국 배우 클로이 모레츠에 이르기까지 여러 유명인들이 정 작가의 수제인형을 소장하고 있고, 정 작가가 출판한 수제인형·인형옷 관련 서적들은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최근에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정 작가의 인지도만큼이나 가치가 높은 인형들. 정 작가는 그 인형들을 성당에 내놨다. 나누기 위해서다. 지난 6월 서울 청담동성당에 전시된 정 작가의 인형들은 모두 팔렸고, 그 수익금 468만 원이 서울대교구 이주·난민 쉼터 ‘베다니아의 집’과 인천교구 까리따스이주민문화센터에 전달됐다.

“이사 온 아이가 놀이터에서 친구들 사이에 못 어울릴 때 누군가 ‘너도 끼워 줄게. 여기서 같이 놀자’ 해주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잖아요. 꼭 예수님이 저를 그렇게 ‘나눔’으로 이끌어 주신 것 같아요.”

인형·인형옷 제작과 공방 운영, 외부 강의, 사단법인 한국수공예협회 드레스인형분과회장 등으로 빽빽한 일정표를 소화하고 있는 정 작가는 “본당 일정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재능과 시간을 나누고 있다. 이유를 묻자 정 작가는 “아무리 바빠도 내 목숨을 살려주신 분께 먼저 찾아가는 것이 도리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내가 할 도리를 했을 뿐인데 예수님께서 귀한 체험으로 이끌어 주신 것”이라고 자신의 나눔에 대해 설명했다.

정 작가는 그동안 본당 자모회, 전례부, 어린이영어뮤지컬반 등 여러 봉사를 병행해왔다. 또 본당 가톨릭태교모임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수공예 재능을 나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모임이 어려워지자, 비대면 태교프로그램 촬영에서부터 태교프로그램 DIY 키트 제작·배포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온라인 강의를 해온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주님께서 제게 주신 재능이 이 재능이라 감사하고 행복해요. 이 행복을 다른 분들도 느끼셨으면 해요.”

정 작가는 최근에는 수제인형·인형옷 강의에 더 집중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힘겹게 쌓아온 노하우지만 아낌없이 내놓고 있다. 사람들이 자기 손으로 인형을 만들면서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정 작가의 강의를 듣고 인형을 만들면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됐다고 사연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 작가 역시 헤드헌터로 활동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수제인형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수공예 전문 작가가 됐고, 이 작업을 통해 보람과 행복을 찾았다. 정 작가는 “특히 한창 젊고 예쁜 시절을 자녀와 가정을 위해 희생한 중년 주부들이 자존감을 찾고 건강한 마음을 갖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형옷을 만들 때면 ‘이걸 입히면 얼마나 예쁠까?’하는 마음으로 무아지경으로 만들어요. 인형을 만들 때도 그런데 예수님이 우릴 바라보실 때 얼마나 사랑과 연민으로 봐주실까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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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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