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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기도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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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동남부에 위치한 프로방스. 모든 것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순백의 도시에는 기도하고 일하는 것이 전부인 수도자들이 살고 있다.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나는 하루. 프로방스 성 베네딕도회 수녀들에게 숨쉬는 모든 순간은 기도가 됐다.

8월 18일 개봉한 ‘기도의 숨결’은 기도와 노동을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성 베네딕도회 수녀들의 일상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엑상프로방스에서 20㎞ 떨어진 듀랑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주크에는 성 베네딕도의 규칙을 따르는 수녀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정식 명칭은 ‘노트르담 드 피델리테 수녀원’. 현재 이 공동체에는 22세에서 90세 사이의 수녀 47명이 있다. 이들은 기도와 거룩한 독서, 노동으로 하루를 보낸다. 과수원과 농장을 관리하며 다양한 공예품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영화는 일용할 하루의 양식을 위해 먹거리를 손질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곳의 수녀들은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게, 하느님이 보내주신 만큼만 소비하며 하루를 보낸다. 밭에 나가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공예품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는 수녀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똑같은 매일이지만, 수녀들의 일상에 담긴 침묵과 여백은 보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감독 세실 베스노는 2014년 크리스마스 기간에 수녀원에서 며칠을 보낸 뒤 각자의 방식으로 깊고 평화로운 기쁨을 누리고 있는 수녀들에 매료됐고,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후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이반 마시카에게 공동 연출을 권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의 시선을 더해 수녀원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완성된 ‘기도의 숨결’은 환상이나 선입견을 배재하고 수녀들의 실제 모습을 담아내 울림을 전한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책을 넘기는 수녀에게 멈춰진 시선. 영화를 관통하는 긴 침묵이 관객들에게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세실 베스노 감독은 “권태가 또 다른 인식의 세계를 열어주고 결코 볼 수 없었을 것들을 보게 해준다”고 말한다.

수도원을 둘러싼 신비롭고 아름다운 대자연도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속 아름다운 풍경은 인간이 미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세상 만물의 시작인 창조주를 떠올리게 한다.

이반 마시카 감독은 “공동체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 기도하는 손에 주목하고, 그 다음엔 자세, 마침내 공동체를 이루는 얼굴을 통해 점점 관객들은 영화 속 사람들과 가까워 질 것”이라며 “이 영화는 관객들이 오롯이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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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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