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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후감]「씨앗이 자라는 소리」를 읽고

주님의 현존이 나를 감싸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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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죄의 용서가 아니라 신뢰하는 사랑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경이로움은 우리 자신에 대한 경이로움이다.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 즉 하느님의 빛을 자각하면 우리의 죄는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고 우리의 생명은 무덤으로부터 구원받는다.

하느님은 우리가 모든 죄를 바닷속 깊이 던져 버리고 구덩이에서 일어나길 바라신다. 그 사랑을 믿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우리를 하느님은 간절히 열망하고 기대하는 사랑으로 바라보고 계신다.

우리는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믿고 무덤에서 일어나야 한다. 우리가 구렁텅이와 무덤에 빠져 있다고 믿는 한, 우리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자녀임을 믿지 못하는 한, 어떤 기적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은 현존하신다. 통나무 난로와 기름 램프 안에, 그늘이 드리워진 곳과 침묵하는 별들 속에, 그분이 내 마음과 영혼 속에 현존하지 않는다면 내가 하느님을 너무 많이 묶어두었기 때문이리라.

나는 더 의식적으로 나무가 타닥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더 유심히 램프의 심지가 깜박이는 것을 바라보아야 하고, 하느님의 현존이 나를 감싸도록 허용해야 하리라.

나는 하찮고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것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다시 찾아낼 수 있을까? 이 축복된 날들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다만 숲길을 거닐면서 당신의 나무들이 지닌 새로움과 당신의 낙엽들의 풍성한 아름다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나는 시냇가에 앉아서 당신의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를 듣고 나뭇가지 사이로 다람쥐들이 사랑스럽게 바삐 움직이는 것을 바라본다. 나는 한밤중에 깨어 당신 하늘의 광활함과 수많은 별들의 선명한 반짝임을 경외하고 그 모든 것의 겸허함을 느낀다.

“당신 나라에서 일하며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날들에 감사드립니다. 하느님.”


이종복(벨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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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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