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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62)민스미트 작전

제2차 세계대전, 히틀러를 속인 첩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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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미트(Mincemeat)는 다진 고기에 얇게 썬 사과와 포도, 향료, 기름 등을 섞어 만든 영국의 전통 음식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이 독일군을 속이기 위해 펼친 작전명으로 최고의 첩보 작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스의 지략가인 오딧세이는 ‘목마’를 통해 트로이를 정복했다. 무기도 중요하고 사병 수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전체 판을 알고 움직이는 리더이다. 물론 한 명이 아니고 팀일 때 그 힘은 더욱 커진다.

1943년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연합군은 막강한 독일군 앞에 큰 고민에 빠진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통해 들어가 독일을 압박하는 것이 묘수인데 그 중요성을 아는 독일 역시 23만 명의 독일군을 시칠리아섬에 주둔해 놓은 상황이다.

영국군 장교 이웬 몬태규와 찰스 첨리를 중심으로 남녀 지략가들이 독일을 속여 집결해있는 시칠리아섬의 군인들을 자진해서 흩어 놓기 위한 결정적인 방법을 찾는다.

그들의 ‘트로이 목마’는 영국군 해병대 소령인 ‘윌리엄 마틴’이라는 가공의 인물이 된다, 죽은 노숙자를 첩보 장교인 마틴으로 분장한 후 가짜 정보를 넣어 중립국인 스페인 해역에서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이 죽은 이를 마틴으로 믿게 하려고 한 사람의 사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서로도 믿을 만큼 애절하다. 요즘 광고에 이야기를 입히듯이 마틴에게 연인의 사진과 편지, 두 장의 티켓 등이 나오면서 유망한 한 청년의 죽음이 안타까움을 담아내며 진실로 채색된다.

결국, 이 작전은 성공하고 수만 명의 목숨을 구했을 뿐 아니라 연합군에게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역사를 바꾼 중요한 실화이고 거의 모든 사관학교에서 배우는 작전이라지만 대중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만큼 호기심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감정이 엿보여 흥미롭다.

나의 패를 철저히 숨기고 상대의 패를 보면서 한 걸음을 결정해야 하는 전쟁터에서만 아니라 사회나 정치 세계에서도 이런 일은 계속되고 있다. 요즘, 우리가 사는 사회를 바라볼 때 꼭 진실이나 선함이 성공한다기보다는 욕망의 크기가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을 본다.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수만, 수백만의 피해를 막으려면 상황을 꿰뚫는 뭉쳐진 지혜가 필요하다. 진리가 옳다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선을 따르라는 말만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 그러기에는 악이 너무 영특하다. 예수님도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고 하셨다.

성령의 소리를 듣고, 시대의 표징을 읽고, 사람들의 갈망을 들으며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지략가, 명상가, 예언자들의 무리,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내가, 우리가, 교회가 그 길을 함께 계획하고 걸어가면 정말 좋겠다.



손옥경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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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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