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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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67)브로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싼 우연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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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코린 5,17)

올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받아 화제가 된 영화 ‘브로커’는 천주교와 개신교 영화평론가들이 선정한 에큐메니컬상(Ecumenical Jury Award for Best Film at Cannes)을 함께 수상했다. 이 영화는 베이비 박스에 남겨진 아기를 빼돌려 사례금을 받고 넘기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주인공 ‘상현’과 베이비 박스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 ‘동수’는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를 몰래 데리고 간다. 이튿날 아기 엄마 ‘소영’이 이들을 찾아오고, 결국 세 사람은 아기 ‘우성’을 키워줄 양부모를 찾으러 다니게 된다.

영화는 불편한 소재를 다룬다. 아기를 버린다는 것, 아기를 사례금을 받고 넘기는 것, 여기에 아이 엄마까지 가담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여정을 쫓아가면서, 주인공들의 삶의 궤적을 마주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빚쟁이에게 시달리며 돈이 필요한 상현은 이혼하고 딸과 떨어져 외롭게 살고 있고, 동수는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가 언젠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고, 소영은 혼자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우성이 좋은 부모를 만나기를 바란다.

아기를 넘겨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여정에서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며 싸우던 주인공들이 서로의 상처와 결핍을 마주하고, “태어나줘서 고마워”와 같은 위로의 말을 건네게 되고, 어느덧 특별한 가족이 되어간다. 한 번도 제대로 된 행복을 느껴보지 못했던 이들이 서로를 아껴주는 사이가 되면서 여정의 목적은 서서히 돈보다는 우성에게 좋은 양부모를 찾아주려는 쪽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는 신앙공동체에서 무엇을 경험하는가? 신앙이 없는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에 적잖이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신앙공동체에서 함께하는 우리 대부분은 성인이 아니라 실수하고 죄를 짓는 보통 사람이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과 다른 것은 딱 한 가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화되고 구원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목적으로 시작한 여정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서로를 발견하고 존중하고 나아가 생명과 가족의 소중함을 지켜나가는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우리의 신앙공동체도 비록 우리 각자는 부족하지만, 믿음 안에서 달라질 수 있다. 타인의 부족함을 보기보다는 그 사람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그분 안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함께 기뻐할 때 우리는 같은 신앙 안에서 공동체적인 성장을 이루어가게 된다.

그리고 생명 운동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바라보면, 매년 베이비 박스를 통해 버려지는 아기들이 120명이 넘는다는 불편한 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아기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천주교 아동청소년 보호시설에 지지와 후원을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

6월 8일 개봉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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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6-1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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