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여배우 하트, 파혼까지 하며 수도자의 삶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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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배우 시절 돌로레스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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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베로스 수녀의 모델(왼쪽) 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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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로레스 하트 수녀 올리베로스 수녀의 모델(왼쪽) 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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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베로스 수녀. |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 돈? 인기? 직업인으로서의 성공?
이 답을 신앙 안에서 찾기 위해 삶의 방향을 180도 바꾼 세 여성을 미국 매체 ‘처치 팝(Church Pop)’이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람이 할리우드 여배우 출신인 돌로레스 하트 수녀다.
올해 79세인 그는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의 영화 ‘러빙 유’(1957)로 데뷔해 할리우드를 주름잡은 은막의 스타였다. 5년 동안 쟁쟁한 남성 배우들과 10여 편의 영화를 찍었다.
하지만 그가 1963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 코네티컷 주에 있는 성 베네딕도수녀회에 입회하자, 팬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비버리 힐스 부촌에 거주하고, 건축가 돈 로빈슨과 약혼하는 등 남부러울 게 없는 배우였다. 그의 친구였던 두디 신부조차 “지금 제정신이니?”라며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는 영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961)에 성 클라라 역으로 출연하면서 하느님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로마에서 촬영 중 요한 23세 교황을 알현해 나눈 대화는 유명하다. 그가 자신을 “클라라 역을 맡은 돌로레스 하트입니다”라고 소개하자 교황은 “아닙니다. 당신은 클라라입니다(Tu sei Chiara!)”라고 말했다. 그는 수녀원에 들어간 뒤에도 “빨리 포기하고 나오라”는 친구들 편지를 자주 받았다. 하지만 답장은 한결같았다. “내가 들은 것을 네가 들었다면, 너도 나처럼 할 거야.”
약혼자 로빈슨은 독신으로 살면서 2011년 작고할 때까지 매년 예수 성탄과 부활대축일에 수녀원을 방문했다. 로빈슨은 한 인터뷰에서 “사랑한다고 모두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돌로레스 수녀는 요즘도 변함없이 하루 8번 라틴어 전례에 참례해 주님을 찬양하며 살아간다. 그의 극적인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하느님은 엘비스보다 위대하다’(2012)는 아카데미 최고 다큐멘터리 상을 받기도 했다.
스페인 출신의 오랄라 올리베로스는 유명 모델이었다. 전성기에는 그의 사진이 상점 쇼 윈도우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부와 성공을 거머쥔 모델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2010년경 포르투갈 파티마 성모 발현지에서 처음 성소를 느꼈다. 순례 후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수녀복을 입은 자신의 환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터무니없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 환영을 떨쳐버릴 수 없어 2014년 화려한 의상을 벗고 수도복으로 갈아입었다. 그의 소속사는 도중에 마음이 바뀔지 몰라 한참 지나서야 그의 변신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파티마에 다녀온 후 마음속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며 “주님은 틀림없는 분이시기에 나를 따르라고 했을 때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성 미카엘 수녀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마다 로사 페레즈도 콜롬비아에서 관능미 넘치는 모델로 활동했다. 그런 그가 10년 전 불현듯 자취를 감췄다가 5년 전 ‘마리아의 영토’라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회개한 뒤 마리아 공동체에서 살고 있다”며 사연을 털어놨다.
수녀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고해성사를 보고,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생활한다고 밝혔다. “평화 속에서 살고 있다. 주님이 허락하신 모든 순간을 즐기고 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