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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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대자연 품이 그리운 이들, 모두 오세요

[가족과 함께 떠나요] 樂山樂水(요산요수), 충북 영동 민주지산과 물한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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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한계곡은 태고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폭포와 때묻지 않은 작은 소(沼)들이 내뿜는 차가운 기운은 에어컨 바람에 비할 바가 아니다.
 

    맑고 차가운 물이 하얗게 부서지며 거침없이 아래로 줄달음 친다.

 그 차가운 기운이 뙤약볕을 피해 산으로 들어온 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다. 또 그 요란한 소리가 더위에 숨죽인 깊은 산 속 고요를 흔든다.

 충북 영동 민주지산과 물한계곡은 제법 입소문을 탄 명소인데도 다른 피서지에 비해 한적한 편이다. 계곡 입구에 있는 구멍가게 주인은 "영동 토박이들이 숨겨놓은 피서지"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렇다면 요산요수(樂山樂水)를 향유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요산요수는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논어 옹야편)고 한데서 나왔는데, 요즘 같은 피서철에는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人山人海)인지라 그런 풍류를 기대하기 힘들다.

 한반도 등줄기 태백산맥에서 갈라져나와 남서로 뻗어내린 소백산맥은 추풍령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용솟음치듯 솟구쳐 오른다. 이 지점이 바로 민주지산(1242m)이다.

 영동에서 산을 마주볼 때 정상 너머 왼쪽이 경북 김천, 오른쪽이 전북 무주다. 주봉 민주지산을 중심으로 석기봉ㆍ삼도봉ㆍ각호산 등 해발 1100~1200m 산들이 좌우로 곧게 늘어서 있다. 이 산은 산꾼들에게 `등뼈가 듬직한 산`으로 소문 나 있다. 삼도봉에서 각호산까지 4개 봉우리 15㎞를 종주하는 산행코스가 인기다.

 병풍처럼 늘어선 산들이 만들어낸 골이 총길이 20㎞에 달하는 물한계곡이다. 물한계곡 물은 차갑기로 유명하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라도 1분 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 힘들다. 전나무와 소나무, 단풍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빼곡이 늘어선 입구를 통과하기만하면 계곡의 냉기(冷氣)가 바로 전해져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하다. 산에 들어서기만 했는데도 머리가 맑고 가뿐해진다. 또 숨을 들이쉬면 청량한 기운이 폐부 깊숙이 와닿는다.

 이곳을 가족 여행지로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등로가 완만하고, 계곡 주변이 원시림처럼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삼도봉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오르면 옥소폭포ㆍ의용골폭포ㆍ음주암폭포와 옥색 소(沼)들이 차례로 나오는데, 코흘리개 손을 잡고도 어느 정도 산행의 맛을 즐길 수 있다.

 
▲ 하늘을 뒤덮을 듯 늘어선 전나무숲에서 오붓한 피서를 즐기는 일가족.
 

 하지만 등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부터는 계곡으로 내려갈 수 없다. 계곡수 보호용 철조망을 쳐놓았다. 그래도 군데 군데 개방한 곳이 있어 계곡 피서의 흥까지 깨지는 않는다. 계곡이 시원한 이유가 단지 낮은 수온 때문이겠는가. 바위에 부딪히며 굽이굽이 소용돌이치는 물 소리도 큰 몫을 한다.
 
   8월 무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올해는 늦더위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물한계곡과 민주지산은 가족과 오붓하게 마지막 피서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볼거리나 즐길거리보다 대자연의 품이 그리워 떠나는 여행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 공소 신자 인심에 `흠뻑`
   황간본당 상촌공소 `공소스테이`


   불교에 템플스테이(Templestay, 산사체험)가 있다면 가톨릭에는 공소스테이가 있다.
 
   민주지산과 물한계곡 가까이에 있는 청주교구 황간본당 상촌공소(충북 영동군 상촌면) 신자들은 여름 휴가철이면 공소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피서 절정기에는 `부르는 게 값`인 비싼 숙박시설에 가느니 공소에 와서 숙식을 해결하라는 취지에서다.



 
▲ "상촌공소로 오세요!" 넉넉한 인심으로 피서객을 맞이하는 상촌공소 신자들.
 

 며칠 전에도 청주교구 수곡동본당의 한 구역 신자 10여 명이 하룻밤 묵고 갔다. 보좌 신부들이 복사단 어린이들을 데리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무료다.

 공소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공소 옆에 있는 100㎡ 남짓한 요셉홀을 내주는 것뿐이다. 요셉홀에는 30여 명 식사를 차려낼 수 있는 취사도구가 모두 갖춰져 있다. 월 1회 공소를 방문하는 본당 주영일 신부와 미사를 봉헌한 뒤 함께 식사하며



가톨릭평화신문  20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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