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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서 이웃까지… 끊기지 않는 부부의 기도

서울 대방동본당 결산 큰잔치 최우수상 노광승·양은자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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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동안 한결같이 나란히 앉아 묵주기도를 바쳐온 노광승·양은자씨 부부가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밥을 안 먹을 수는 있어도 미사와 기도는 빠질 수 없어요. 기도하면 늘 도와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가정에 함께 사신다는 걸 느껴요.”

 

결혼한 지 43년 차 된 부부는 인터뷰 중에 서로 옆구리를 찔렀다. 서로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참고 살았다”고 웃으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부부의 기쁜 삶이 묻어났다.

노광승(요셉, 74)ㆍ양은자(안젤라, 67)씨 부부는 지난 11월 25일 서울대교구 대방동성당에서 열린 가정 신앙교육 3주년 결산 큰 잔치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본당은 2016년 ‘가정 안에서의 신앙교육’을 목표로 신앙교육위원회를 구성해 3년 동안 전 신자들이 가족기도를 생활화하도록 도왔다. 이 부부는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묵주기도와 성무일도를 바쳤다.

그러나 부부에게 상은 큰 의미가 없다. 부부가 함께 매일 기도를 바쳐온 지 20년이 넘는다. 노씨 부부는 큰딸이 고3이었을 때 묵주기도를 시작했다. “원하는 대학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시작했죠. 그런데 대학을 진학하고 나선 기도를 중단하고, 또 둘째 딸이 고3이 되면 기도를 시작하고. (웃음) 그런데 어느 날 ‘너희는 아쉬울 때만 기도하느냐?’는 목소리를 들었어요.”(양은자씨)

그 후로 부부는 묵주를 내려놓지 않았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자마자 삼종기도와 성무일도를 바쳤다. 103위 성인 호칭기도에 이어 성경을 한 줄씩 번갈아 가며 읽었다. 또 오후 5시 30분이 되면 나란히 앉아 저녁기도를 했다. 기도 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성가도 불렀다. 주변에는 기도를 부탁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겨났고, 수첩에 기도가 필요한 이들의 이름과 세례명을 빼곡하게 적어놨다. 시간이 날 때마다 당고개와 절두산순교성지에 갔다. 외짝교우 가정도 방문해 기도도 해줬다.

부부는 생활이 어려웠다. 트럭을 끌고 다니며 채소와 과일을 파는 부부에게 아이를 셋씩이나 낳았다는 뒷말도 오갔다. 장사하기 전, 남편 노광승씨는 갑자기 전신마비가 와 4년 동안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지 못했다. 남편 노씨는 “돈이 많아도 죄를 짓고, 먹고 살려니 돈이 적어도 죄를 짓는다”며 “우리가 먹고 쓸 것만 달라”고 기도했다. 아내는 “세 아이의 뒷바라지를 일일이 못 해주는데, 당신이 뿌리신 씨앗이니 당신이 거두시라고, 당신이 알아서 키워달라”는 청원기도를 바쳤다. 자녀를 위해 시작한 기도는 품이 넓어져 가족 울타리를 넘어 이웃으로 향했다. 병마로 생의 고비에 있거나 삶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도로 넓혀갔다.

부부는 기도를 통해 서로의 단점을 참아주고 견뎌냈다. 부부 사이에 금이 가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힘든 순간이 닥치면,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하셨는데…’ 하며 신앙을 붙잡았다.

“서로 싸우고 나서도 기도 시간이 되면 누구 하나가 촛불을 켜면 함께 기도를 시작합니다. 우리 부부도 안 맞는 게 정말 많아요. 가정을 지키는 게 백색 순교라는 걸 느낍니다.”(양은자씨)

몇 해 전, 양씨는 손주를 돌봐주면서 신앙교육은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톨릭평화방송 미사 중계를 틀어놨다. 어린아이는 텔레비전 속 신부님의 전례 행위를 따라 했다. 그 손주가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 입학을 계기로 아들네 부부가 가족기도를 시작했다.

“이제 일을 하지 않으니 남는 건 시간인데, 감사할 일밖에 없어요. 따뜻한 집이 있죠, 먹을 거 있죠, 기도할 시간 있죠. 얼마나 더 감사해요.”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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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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