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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부상조를 통한 자조 정신’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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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협동조합중앙회 이상호 명예회장

▲ 이상호 신협중앙회 명예회장.

“신협 운동의 발판은 가톨릭 교회였습니다.”

이상호(미카엘 86 수원교구 보정본당) 신용협동조합중앙회 명예회장은 “가톨릭 교회니까 굶고 있는 사람들을 교육장에 모아 강의를 할 수 있었고 이런 교육을 발판으로 개신교회 조합과 지역 조합 직장 조합까지 만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1961년 10월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님과의 만남이 제 인생을 바꿔 놓았어요. ‘안정되지만 평범한’ 은행원 생활에서 ‘불안정하지만 꿈이 있는’ 삶으로 바뀌었지요. 수녀님은 젊은 일꾼이 필요했고 전 꿈을 일궈 나갈 터전이 필요했던 셈이지요.”

당시만 해도 최고 직장이던 농업은행의 은행원에서 ‘협동조합교도봉사회’ 전임강사로 활동하게 된 이 명예회장은 그 뒤 부산의 가브리엘라 수녀와 서울의 장대익 신부를 도와 지도자를 양성하고 신협을 조직했다. 그렇지만 사람이 10명만 모여도 정보과 형사들이 와보는 군사정권 아래서 국민이 주인이고 조합 선거는 민주적으로 치러야 하는 신협 운동을 펼치기는 만만치 않았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는 세상이었기에 가톨릭 교회는 신협 운동의 든든한 배경이 아닐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명예회장은 나아가 “‘상부상조를 통한 자조’라는 신협 운동의 이념은 가톨릭 교회의 사랑 애덕 실천과 맥이 닿아 있다”면서 “특히 교황 요한 23세께서는 1961년 5월에 발표하신 회칙 「어머니요 스승」(Mater et Magistra)을 통해 협동조합과 노동조합 경제 전반에 대한 노동자들의 참여를 권고해 주셔서 신협 운동을 하고 있던 우리도 큰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신협의 씨앗을 뿌리고 돌보던 이 명예회장은 “1964년 신협 연합회 설립 이후 우리 스스로 힘으로 신협 운동을 발전시키고 지키기 위해 다른 신협 지도자들과 온 힘을 기울였다”며 “지금에 와서 신협 운동 55년을 되돌아보니 이 땅에 신협의 씨를 뿌리는 일도 중요했지만 신협이라는 싹에 물을 주고 가지를 쳐주고 보호하는 일은 훨씬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명예회장은 “우리나라의 신협 운동은 협동조합 금융기구의 세계적 모범 사례로 평가를 받았고 농협의 민주화와 개혁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으며 농어민과 서민 대중을 고리채로부터 해방했고 군사정권 시절엔 민주주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에도 이바지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한국의 신협 운동은 이제 정체성 위기에 빠졌다”며 “정체성 회복을 통해 신용협동조합이 제자리를 찾게 되면 신협 자체의 건전한 발전은 물론 다른 협동조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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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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