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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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스테이’ 대구대교구 울릉도 도동·천부성당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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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비경을 입에는 향토의 맛을 영혼엔 휴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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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천부성당은 현재 교육관과 영성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10월 완공 예정인 영성센터는 천부성당을 찾는 이들이 묵어갈 수 있는 피정의 집이다.

섬은 온통 에메랄드빛 바다에 둘러싸여 있었다. 시선을 먼바다로 돌리니 진한 쪽빛 물감이 하늘색 물감과 맞닿아 있는 듯했다. 밤이면 온통 먹빛인 바다에 어화(漁火)가 넘실댄다. 오징어잡이 배가 내는 불빛들이다. 섬의 밤바다는 보는 이들을 우주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힘이 있다.

대구대교구 울릉도 도동본당 초청으로 16~18일 울릉도와 독도에 다녀왔다. 대구대교구 4대리구 천주교문화융성사업단 ‘소울스테이’ 일환인 이번 울릉도 답사에서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비경을 접하며 그동안 쌓인 몸과 마음 영혼의 먼지를 훌훌 털어버렸다.

울릉도 복음화의 맏배 도동성당

포항 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해 쾌속선으로 3시간 20여 분 만에 도착한 ‘신비의 섬’ 울릉도. 안현창(율리아노) 사목 부회장의 안내로 일행은 저동항에서 차로 5분 만에 울릉읍 도동리 도동성당에 도착했다. 손성호 주임 신부와 김창현(베드로) 부제 정복석(요한 사도) 사목회장 등이 반겼다.

포항에서 217㎞ 경북 울진 죽변에서 130.3㎞ 떨어진 동해의 화산섬 울릉도에서 만난 첫 주민이 신자이고 첫 방문지가 하느님의 집이니 설렘과 함께 마음이 평안해졌다. 울릉도는 도둑ㆍ공해ㆍ뱀이 없는 3무(無) 물ㆍ미인ㆍ돌ㆍ바람ㆍ향나무가 많은 5다(多)의 섬답게 방문하는 것 자체로도 자연치유가 되는 것 같았다. 육지의 도시와는 질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맑은 공기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손성호 신부는 “3무의 섬이어선지 거친 섬사람 같지 않고 너그러운 게 울릉도 인심”이라며 “천혜의 자연경관뿐 아니라 인심까지 좋은 국내 최고의 여행지”라고 자랑했다.

도동성당은 2008년 증ㆍ개축 공사를 한 덕분에 말끔한 모습이었다. 성당에 들어가니 나무로 만든 배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했다. 실제 오징어잡이 어선에서 쓰는 집어등을 성당 조명으로 단 것이 눈에 띄었다. 좌우 창문 유리화는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행하신 예수님의 다섯 행적(제자들을 부르심 물 위를 걸으심 오병이어의 기적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치게 하심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나타나심 왼쪽)과 노아의 방주(오른쪽) 이야기를 담은 한국화 작품이어서 토속적 느낌을 더했다.

성당 밖 언덕에는 ‘독도 지키는 성모상’이 독도 방향으로 두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독도 지키는 성모상에는 성모님의 전구로 독도가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섬이 되기를 바라는 신자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성모상까지 이어진 88개 계단을 단숨에 올라갔더니 숨이 가쁘고 다리도 후들거렸다. 성모상에서 바라보는 도동항 풍경이 일품이다.

도동본당은 올해 12월까지 ‘나를 찾아 섬으로 떠나는 소울스테이’를 주제로 2박 3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따개비 밥과 오징어 물회 명이나물 장아찌 호박막걸리와 같은 지역 특산물을 양껏 먹으며 섬 둘레길을 걷고 힐링 특강에 참여할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독도까지 가보는 프로그램이다.

소울스테이로 울릉도에 온 김영애(바울라 67 대구대교구 포항 기계본당)씨는 “울릉도에 처음 왔는데 경치가 매우 아름답고 물과 공기가 좋아 만족스럽다”며 “함께 온 신자들과 단합하고 기도하고 체험할 수 있어 신앙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 신부는 “겉만 보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다”며 “소울스테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의 바람 거센 천부성당

도동성당에서 차로 40여 분(약 28㎞) 거리에 있는 북면 천부성당(주임 나기정 신부)에는 교육관과 영성센터 공사가 한창이었다. 올해 10월 완공 예정인 영성센터는 소울스테이로 천부성당을 찾는 이들이 묵어갈 수 있는 피정의 집이다.

나기정 신부는 “영성센터 앞 언덕에서 성당 종탑을 바라보면 서쪽 해안 코끼리 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해 질 무렵엔 종탑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황홀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도동성당이 울릉도 남동쪽이라면 천부성당은 북동쪽이다. 두 성당 간 직선거리는 7㎞ 정도지만 바로 갈 수 있는 도로가 없다. 그래서 시계 방향으로 섬 대부분을 돌아가야 한다. 섬을 도는 일주도로를 모두 잇는 공사가 요즘 한창이다.

천부성당이 있는 천부1리 일대는 인구 500명에 불과한 울릉도 중에서도 작은 시골 마을. 인적이 드물고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 천부본당이 영성센터를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천부성당에서 차로 10여 분만 나가면 태하항에서 모노레일을 탈 수 있는데 이것을 타고 정상에 올라가면 사진가들이 선정한 국내 10대 비경 중 하나인 ‘대풍감’이 나온다. 대풍감(待風坎)은 옛날 이곳에서 만든 새 배를 타고 육지로 가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던 곳이다. 울릉도에는 좋은 나무가 많아 배를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대풍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목과 등에 흘렀던 땀이 금세 식어버렸다. 천부성당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나리분지에는 신자가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다. 이곳에선 식사는 물론 부지깽이와 미역취 삼나물과 같은 울릉도 나물들도 파는 덕분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소울스테이는 인터넷 누리집(http://soulstay.or.kr)을 통해 일정 및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문의 및 예약을 할 수 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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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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