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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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공경의 의미 알면 ‘마리아교’는 없다

양승국 신부가 전하는올바른 성모 공경과 성모를 사랑한 성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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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 신심과 관련된 책 2권을 펴낸 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 양승국 신부.

▲ 니콜라 그리시 작 ‘묵주기도의 어머니와 성 도미니코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출처=가톨릭 굿뉴스




성모님과 함께라면 실패는 없다 / 양승국 신부 지음 / 생활성서 / 1만 원

성모님을 사랑한 성인들 / 양승국 신부 지음 / 생활성서 / 1만 4000원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가브리엘 천사)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마리아)

하느님이 보낸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나자렛 여인 마리아는 한치의 주저함 없이 그분 뜻을 받아들인다. 이는 하느님의 명령이 아니라 ‘초대’였다. 마리아를 향한 하느님의 초대는 계속 이어지고, 그때마다 마리아는 기꺼이 따른다.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를 출산 때에도,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할 때에도, 예수님의 죽음을 바라보는 고통 앞에서도 마리아의 대답은 한결같이 “예”하는 순종이었다.

철저한 순종과 무한한 인내, 지극한 겸손으로 살았던 여인. 가톨릭교회는 ‘살아있는 감실’이자 구세주 예수님과 하느님 말씀을 잉태한 성모 마리아를 공경한다.

양승국(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 신부가 5월 성모성월을 맞아 「성모님과 함께라면 실패는 없다」와 「성모님을 사랑한 성인들」을 펴냈다. 우리가 성모님을 어떻게 공경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게 전하고, 성모님을 지극한 사랑과 기도로 모셨던 성인들의 이야기를 두 권에 엮었다.

우리는 왜 성모 마리아를 공경해야 할까. 마리아는 온갖 고통을 겪은 여인이었다. 요셉과 혼인을 앞두고서 임신을 하게 된 것도 당시 사회 통념상 결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을뿐더러 아들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 고통 앞에 절대 개입하거나 불순종하지 않았다. 마리아가 행한 것은 오직 침묵과 기도, 완벽한 겸손과 덕이었다.

저자는 “마리아의 삶은 마치 깊은 산 속에 홀로 피어난 ‘숨은 꽃’ 같다”며 “자신의 인생은 오직 메시아를 담아내기 위한 질그릇 같은 인생에 불과하다는 것을 평생 잊지 않았던 성모님의 겸손에 그분의 위대함이 있다”고 밝힌다.

아들의 고통에 몸서리치지 않을 어머니가 어디 있으랴. 그러나 마리아는 아들 예수의 ‘육체적 죽음’에 철저히 ‘영성적 죽음’으로 동참한 어머니였다. 마구간 잉태에 이어 아기 예수를 안고 떠난 이집트 피난 길에서의 희생, 예루살렘에서 12살 예수를 잃어버린 갑작스러움은 메시아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아들과 마주한 것도 모자라 십자가 위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아들을 볼 때에도 마리아는 철저히 자신의 무력함을 기꺼이 수용하고, 하느님 뜻만 따랐다. 하느님 구원 사업은 이 같은 마리아의 순종 없이는 결코 이뤄질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의 위로자요, 협조자인 성모님을 공경하고 그 앞에서 기도드린다. 우리 일상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성모님께 바치는 것도 마리아가 하느님의 최고 조력자이자 도움의 성녀이기 때문이다. 성모님은 우리를 즉시 예수님께 인도하는 분이지, 기적을 되풀이하는 능력의 여신이거나 만능 해결사가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성모님을 그리스도와 따로 분리해 믿거나 지나치게 신격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함을 분명히 밝힌다. 성모님은 지금도 우리들의 성당 마당 한구석에서 하느님 성전으로 인도하는 도움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헝가리의 수호성인이자 국왕이었던 스테파노는 성모님 사랑이 각별했다. 그는 신생 헝가리 왕국을 늘 성모님께 맡기며 기도했고, 보호를 청했다. 자신의 군대를 파견하는 출정식 전에도 스테파노는 성당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성모님의 특별한 중재와 도움을 청했다. 그 결과 무사히 반군을 진압했고, 패장들을 관대하게 이끌기까지 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마리아와 관련한 거창한 교의를 선포하지도, 신학자들과 논쟁을 펴지도 않았다. 대신 매일 성모님께 인사드리는 것으로 하루 아침을 시작했고, 언제나 성삼위의 세 위격과 함께 성모님을 모셨다. 클라라 성녀의 생애는 성모님 삶의 복사판이었다. 그녀는 ‘가난하고 겸손한 주님의 여종’이었던 성모님을 인생 여정의 본보기로 삼았으며 동료 수녀와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제2의 마리아’로 불렸다.

저자는 “성모 신심은 그리스도교 신심의 중심이자 기초인 예수님과 분리해서는 안 된다”며 “늘 예수님께 인도해주는 성모님을 공경할수록 우리 믿음의 근본인 예수님께 나아갈 수 있다”고 전한다.

성모님은 우리에게 인생이라는 바다의 ‘별’이 돼주는 존재다. 성모님이 이 땅에 자주 발현하는 것도 인간의 어려움을 잘 알고, 그 고통과 번민을 하느님께 인도하기 위해서다. ‘궁극의 모성애’의 상징인 성모님께 고통을 오롯이 전해드리자. 성모님이 “그래, 많이 힘들지? 나도 힘들었지만, 하느님만 따르니 행복하단다” 하고 위로해주지 않을까.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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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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