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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한창현 신부의 모두의 시노드] (8) 세계주교시노드의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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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기에 걸쳐 진행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는 교회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의회로서 참석자들이 다양해졌습니다.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참석자가 700여 명이었던 것에 비해, 참석 인원은 3000명으로 늘었으며, 처음으로 비유럽 지역 참석자가 반수를 넘었습니다. 참석한 주교들의 지역별 분포는 유럽 1089명, 중남미 573명, 북미 404명, 아시아 374명, 아프리카 296명, 오세아니아 75명이었으며, 4회기에 이르러 평신도 대표가 여성 수도자들을 포함하여 52명으로 늘었고, 개신교 국제기구의 대표 참관인들은 80여 명에 달했습니다.

앞서 열린 모든 공의회는 교회 가르침을 손상하는 오류와 이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 사안이었습니다. 반면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교리를 공격하거나 교회 일치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이단을 지정하지 않은 유일한 공의회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였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한 요한 23세 교황은 개회 연설을 통해 공의회의 목표는 교회의 주요 교리를 토의하여 전통적 교리를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고 역설하였으며, 공의회의 목적이 갈등의 씨앗을 찾아내고 근절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방향성 안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공의회 정신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 ‘주교대의원회의’를 제정하였습니다.(참조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 주님이신 그리스도」 5항) ‘주교 시노드’라고도 부르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지역 교회의 사목자인 전 세계 주교들이 교회의 중대사를 숙고하며 교황에게 자문할 목적으로 소집되는 회합입니다. 정기총회는 3~4년 주기로 열리며, 필요에 따라 임시총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집한 제16차 세계주교대의원회는 2021년 10월에 시작하여 2023년 10월 본회의로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더 많은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재는 전체 일정이 1회기와 2회기로 나뉘어 2024년 10월 본회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국 교회는 제16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세계주교시노드’로 수정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교회 안에서 ‘시노드’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였다면,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와 관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시노드 교구 단계 그룹모임을 통해 신자들에게 ‘함께 걷는’ 여정의 의미를 질문하고, 그 결과를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세계주교시노드는 주교 대의원들의 자문 회합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기 위한 제도적 발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 안에서 신자들에게 시노드는 의견 수렴을 위한 절차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주교시노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자들의 답변을 경청하기 위해 길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 백성 전체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또한 교회에서의 자문 절차는 곧 신앙 감각을 모으는 과정입니다. 하느님 백성은 ‘개별 신자 신앙 감각’으로부터 비롯되는 신앙을 ‘믿는 이들의 (공동체적) 신앙 감각’으로 승화시키는 가운데에서 성장합니다. 세계주교시노드는 하느님 백성 전체에게 자문을 구하고 이를 통해 교회 구성원들과 함께 하느님의 뜻을 식별합니다. 신자들은 시노드를 통해 이 과정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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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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