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길이든, 샛길이든, 골목길이든 모든 길에는 진실과 정의와 사랑과 희망이 깃들도록 해야 한다.`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가 19일 바티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길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영어ㆍ불어ㆍ스페인어ㆍ포르투갈어ㆍ이탈리아어로 발표된 이 문헌은 자동차 운전자뿐 아니라 거리 아이들, 노숙인, 매춘부 등 길에서 지내는 수많은 이들을 교회가 어떻게 복음화하고 사목적 배려를 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고 있다. ▶관련 기사 6면
59쪽 분량에 전체 4부로 이뤄진 문헌의 제1부는 운전자와 여행객, 보행자들은 물론 길과 관련되는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문헌의 제2부와 3부, 4부는 각각 거리 여인들, 거리 아이들, 그리고 노숙인들에게 초점을 맞춰, 이들의 대한 사목적 배려 문제를 고찰한다.
문헌은 오늘날 길은 단지 이동 통로 역할로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됐다고 지적한다. 길이 인간 삶에서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운전자나 승객이나 보행자 등의 안전 문제를 비롯해 그밖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마땅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특별히 요청되는 것이 운전의 윤리 문제다. 이와 관련 문헌은 특별히 운전자의 십계명을 제시하고 이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문헌은 이른바 `거리 여인` 문제와 관련, 여성들을 매춘으로 몰아넣는 이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면서 `고객`들에게도 법에 의해 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1억5000만 명이나 되는 `거리 아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아이들을 "법과 질서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여겨서는 문제 해결에 이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도움을 청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되며 어렵더라도 이들에게 다가가서 만나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능동적이고 적극적 사목을 요청했다.
문헌은 노숙인 문제 역시 가난의 한 단면이라면서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의장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은 이번 문헌 발표의 배경과 관련, 지난 2003년 유럽 각국의 길에 대한 사목적 배려 책임자들이 첫번째 모임을 가졌을 때 이 문헌을 준비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마르티노 추기경은 이 문헌의 목표가 각국 주교회의 해당 부서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아직 관련 기구들이 없는 나라들에는 관련 기구를 설치하도록 자극하고 격려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바티칸시티=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