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간곡히 부탁합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서로 칭찬해주세요. 그래야 삶이 축제가 되죠. 살아보니 용기도 행복도 남이 주는 게 아니더라고요.”
매일 자책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청년에게 cpbc TV프로그램 ‘해시태그 안젤라’의 주인공이자, 유명 유튜버인 밀라논나 장명숙(안젤라)씨가 애정 어린 인생 조언을 건넸다. 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cpbc 가톨릭평화방송이 서울특별시와 함께 모든 청년을 다독이고자 마련한 콘서트 ‘숙제말고 축제처럼’에서다. 불안한 현실과 막막한 미래로 신음하는 청년들이 고민을 나누고, 토크와 음악이 위로를 전하는 자리였다.
부스 체험과 토크 콘서트까지 2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축제에서는 오후 4시부터 부스 체험을 기다리는 400여 명의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이들과 함께하고자 찾은 수도자들도 보였다. 가족과 한강공원을 찾았다가 축제에 참여한 전인혜(34, 서울 마포구)씨는 자연광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 ‘인생네컷’ 체험으로 가족과 추억을 남겼다. 전씨는 “아들만 셋이라 인근에 놀이터도 있고, 애들이 뛰어놀기 좋아 한강을 자주 찾는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부스 구성으로 평소보다 활기를 띠어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생샷’을 남겼다는 김지원(아기안나, 30, 서울 흑석동본당)·이슬기(루치아, 34, 서울 흑석동본당)씨는 “마침 회사에 신자가 있어 연차를 쓰고 왔다”며 “요즘 성당에 청년들도 잘 안 보이고 같은 젊은 신자와 함께하는 것을 목말라했는데, 오늘 밀라논나 선생님께 조언도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무료로 ‘퍼스널컬러 진단’을 해준 부스도 인기가 높았다. 이창훈(요한 사도, 19, 서울 상도4동본당)·김나희(스텔라, 18, 서울 중앙동본당)씨는 “평소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아보고 싶었는데, 행사가 젊은이들의 시각을 고려해준 것 같아 좋았다”면서 “교회 방송사에서 청년들에게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놀랐다.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 소식에 이어, 젊은 신앙인들이 모일 기회가 자주 생기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저녁 시간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는 본격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멘토들이 등장했다. 정신과 의사 조성준 교수는 인간관계에서 건강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경험을 쏟아냈다. 조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거리를 어떻게 둬야 할지 몰라 고민인 분들이 많다”며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소스가 ‘사람을 대할 때 불을 대하듯 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이라고 한 것처럼 상대의 거리를 지켜줌으로써 내 거리를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물가 시대에 굶주리는 청년들이 없길 바라며 3000원짜리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문간’ 이문수(글라렛선교수도회) 신부도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 신부는 “실제 노숙을 하던 한 청년이 사제인 제게 와서 스님이 되면 어떨지 묻더라”며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털어놓을 곳이 없는 상황에서 혼자 앓고 있지 않고 찾아와 줘서 무척 고마웠다”면서 나눔의 가치를 전했다.
멘토들의 조언에 이어 가수 나비씨와 디에이드, 김제형씨도 신나는 공연으로 청년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