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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으로 읽는 성인성녀전] (7) 성 바오로 영성 ① 주님 통해 회개하며 진리 깨달아야

주님의 빛 통해 깨달음 얻은 바오로 10년간 수련, 오랜기간 수련 거쳐야 진정한 완덕에 이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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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도 우리처럼 육체와 정신을 지닌 인간이었다. 당연히 청소년기가 있었다. 우리들처럼 부모로부터, 가정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바오로의 아버지는 율법을 엄격히 지켰던 유대인이었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틀 안에만 갇혀 지낸 그런 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바오로에게 철학 역사 문학 언어 등 당시 최고의 그리스 학문을 교육시켰기 때문이다. 오늘날로 이야기하면 고액과외를 시킨 셈이다.

게다가 아버지는 아들 바오로를 예루살렘으로 유학까지 보낸다. 바오로는 예루살렘에서 유대교 신학과 히브리어를 배웠다. 바오로가 예루살렘 유학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 시점은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할 시점이었다.

따라서 바오로는 예수님에 대해 당시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바오로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시기는 대략 3년 후. 바오로는 이때서야 비로소 예수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예수의 제자들이 예루살렘에서 전교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철저한 바리사이파 유대인으로, 최신 학문과 선진 문물을 접한 지식인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예수의 제자들은 허황된 말로 민중을 기만하는 집단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를 믿는 이들을 잡아 옥에 가두는 등 박해활동에 앞장섰다.이렇게 바오로는 약 3년간 박해 활동에 적극 나섰다.

바오로는 차츰 박해에 있어서 과격성을 띠게 된다. 직접 도망간 신앙인들을 추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아프리카의 북동부 이집트까지 가려 했는데, 우선은 가까운 다마스쿠스를 1차 목표로 삼는다. 그런데 이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바오로는 빛을 만나게 된다. 빛을 만났다는 것은 하느님을 만났다는 말이다. 이때 바오로는 변화하게 된다.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삶의 결정적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지금까지 바오로는 자신보다 강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공부도 누구 못지않게 많이 했다. 율법을 지키는데 있어서도 엄격함을 이야기하라면 그 누구보다도 엄격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을 완전히 낮추고 복음 선포에 앞장서게 된다.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삶의 전환기를 맞을 때가 있다. 이런 전환들은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좋은 친구, 훌륭한 스승, 아름다운 이웃은 모두 삶을 전환시키는 훌륭한 만남들이다. 바오로도 이제 하느님과 만나게 되면서 삶이 변화하게 된다.

깨달음은 ‘나’를 완전히 낮추게 한다. 깨달음을 얻으면 하느님이라는 신적 존재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하느님이라는 신적 존재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는 것 자체가 깨달음이다. 바오로도 이러한 깨달음을 얻었고, 이후 본격적인 수련생활에 돌입한다. 그 기간이 무려 10년이다.

이 10년 동안 바오로는 완전히 변화하게 된다. 하느님의 빛에 의해 변화된 바오로의 내적 영성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은 한번 마음먹는다고 바로 완덕에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성인품에 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련이 필요하다. 수도회에 입회했다고 해서 성인성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수련 기간을 거쳐서 진정한 완덕에 이르는 것이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바오로는 하느님의 빛을 통해 깨달았다. 과거의 삶이 육신적, 정신적으로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제 깨달음은 수련을 통해 변화로 이어진다. 그 기간이 10년이었다. 31세에서 41세에 이르는 기간이었다.

31세에 회개하고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진리가 무엇인지 깨달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주위를 보라. 나이 50, 60이 돼도 권력과 돈만 추구하고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최인자·엘리사벳·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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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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