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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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9) 용서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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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용서의 어려움
 오래전에 제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이 있는데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남편은 그런 저를 보고 속 좁은 사람이라고 하네요. 제가 정말 속이 좁아 용서를 못 하는 것인지요. 어떤 분은 기도를 많이 하면 용서가 된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기도를 해도 용서할 마음이 생기지 않아 괴롭습니다.

 
A. 복음에는 용서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그래서 신앙인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진 이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러나 실상 용서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며, 그저 막연하게 용서하려고 하다가는 자칫 자기 자신의 마음에 상처 입기 쉽습니다. 따라서 용서가 무엇인지 그 본질적인 것을 이해한 다음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 어려운 이유부터 말씀드리지요. 상대방이 나에게 입힌 상처가 너무 클 때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누가 나를 살짝 때린 것과 칼로 찔러 생긴 상처와 같을 수는 없지요. 상처가 작으면 아무는 시간도 짧고 아픔도 덜합니다.
 
 그러나 상처가 깊으면 아무는 시간도 길고 아픔도 큽니다. 따라서 내가 누군가를 용서하기 어렵다면 우선 내가 입은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큰지부터 들여다봐야 합니다. 상처가 깊고 크다면 그 상처가 아무는 시간 즉, 상대방을 용서하지 않는 시간을 자신에게 충분히 줘야 합니다.
 
 둘째, 상대방은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인데 내가 그 말에 대해 아주 민감하고 심각하게 반응해서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종기가 나면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몸을 사립니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실수로 종기를 건드리면 화들짝 놀라면서 화를 내게 되지요. 우리 마음에도 이런 종기가 있습니다. 대개 어린 시절에 입은 상처가 아물지 못해 곪아버린 것들인데 다른 사람은 잘 모르기에 그냥 스쳐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것이 나에게는 아주 심각한 아픔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그 아픔이 가라앉을 때까지 자신에게 시간을 줘야 합니다.
 
 셋째, 상대방을 어른으로 볼 때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에는 내재아가 있다고 합니다. 즉, 사람의 자아는 어른 자아와 아이의 자아가 있는데 대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자아는 아이의 자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의 내재아는 보려 하지 않고 어른 자아만을 보면서 "나잇값도 못하고 저런 짓을 하다니"하면서 용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용서하려 한다면 상대방의 내재아를 봐야 합니다.
 
 넷째,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이 자기 자신과 갖는 내적 관계는 외적 관계로 연장된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잘 돌보지 않는 사람은 외부 사람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대개 속 좁은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이들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하고 용서하려면 우선 자신을 잘 이해하고 용서하는 삶부터 살아야 합니다.
 
 어떤 영성가는 말했습니다. "자신을 잘 용서하고 이해하는 사람 마음은 `천당`같고 일부만 이해하고 용서하면 그 마음은 `연옥`같고, 자신을 전혀 이해하지도 용서하지도 않는다면 그 마음은 `지옥`으로 변한다."
 
 기도를 많이 해도 용서가 안 되는 것은 기도 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도 내용에 자기 용서의 내용을 포함하지 않아서입니다. 상대를 용서하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용서한다면 다른 사람에 대해 용서하는 것이 더 편해질 것입니다.
 
Q2. 외로움
 친구도 많고 늘 할 일도 많은 데 어느 날 홀로 있는 시간이 되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외로움이 치솟아 올라 괴롭습니다. 어떡하면 이런 감정을 없앨 수 있을까요.

 
 
A. 외로움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 있지만, 인간 자체의 근원적 감정이 외로움이라서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단지 외로움을 달랠 수는 있는데,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외적 방법은 무엇인가 관심을 쏟을 만한 것을 찾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든가 일에 열중하든가 하는 방법이지요. 그런데 그런 방법으로도 어찌할 수 없을 때에는 외로운 자기 마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외로움은 내가 돌보지 않을 때 생기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외로운 감정을 맞닥뜨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천천히 자기감정과 대화를 나누면 내가 몰랐던, 혹은 보고 싶지 않았던 많은 것이 올라와 그런 것들이 하나씩 풀리면서 마음 안에 평안함이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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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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