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청소년국(국장 양장욱 신부)은 18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 청소년회관 대강당에서 2013년 교리교사의 날 행사를 열고, 교구 각 본당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교리교사들을 격려했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요한 15,14)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교구내 본당 교리교사 400여 명이 참석해 축제를 즐겼다. 행사는 교사들이 사연을 공모해 준비한 `대국민 교사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특히, 10여 개의 인기곡을 개사해 노래를 불러 만든 창작 뮤지컬은 주일학교 교사들의 삶과 애환을 그려내 큰 호응을 얻어냈다. 한 남학생이 교사가 처음 되던 날부터 군 제대 후 교감이 되기까지 겪었던 시련과 고민 등을 솔직하게 묘사하며, 힘든 주일학교 교사의 생활을 유머로 풀어냈다. 여기저기서 "내 얘긴데? 하하"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공연 뒤에는 십자가를 모시는 행렬이 이어졌고, 거룩한 분위기 속에 조규만(청소년담당 교구장대리) 주교 주례와 16명의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공동체 미사가 거행됐다.
조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전인교육이 부족한 현실에서 주일학교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이 시대에 많은 제자들을 하느님께 인도하도록 부름 받은 주일학교 교리교사들이 청소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도록 성령의 은사가 풍성히 내리기를 축원했다.
미사 중에는 유미애(모니카)ㆍ양유성(프란치스코)ㆍ김구용(클레멘스1세)씨가 15년 근속상, 교사 10명이 10년 근속 상, 그 외 61명이 5년 근속상을 받았다.
중고등부 담당 박범석 신부는 교리교사의 날이 교사들이 함께 모여 교사로서 부여받은 사명감을 다시금 깨닫고 하나 됨을 일깨우는 자리가 됐다며 "근속교사 격려를 통해 많은 주일학교 교사들이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도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용기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

▲ 18일 15년 근속상을 받은 교사들. 왼쪽부터 양유성·유미애·김구용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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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 교사,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
15년 근속상 받은 유미애·양유성·김구용씨
15년 근속이라지만 올해 햇수로 17년 차인 유미애(모니카, 50, 국군중앙본당)씨는 "군종교구는 상황이 열악해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도 맡고 있다"면서 "교사로서 가르쳤던 것보다 아이들에게서 배운 것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어 "아이들 부모와 겪는 갈등도 많다"며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도 이 또한 지나갈 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다 보니 오히려 그들이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고 웃어 보였다.
김구용(클레멘스1세, 35, 신림성모본당)씨는 "제가 이 자리에 상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러 온 것 같다"며 "요즘 교사 활동에 게을러진 것을 반성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이 인생의 전환점이 돼 열심히 교사 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양유성(프란치스코, 37, 마장동본당)씨는 "교리교사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참 기뻤지만, 직장생활과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교회 밖에서 했던 다른 동호회 활동을 통해 얻은 힘으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교사가 열정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세 교사는 "요즘 경력교사가 본당 주일학교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어 참 안타깝다"고 입을 모으고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경력교사와 새로운 교사와의 적절한 조화와 화합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교사는 "주일학교 교사라는 사명은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재능"이라며 "앞으로 힘이 닿는 데까지 아이들과 즐겁고 기쁘게 교사 생활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강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