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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를 위한 돈보스코 상담실] (8) 아들이 공부는 뒷전이고 아르바이트 하는데에만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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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들이 공부는 뒷전이고 아르바이트 하는데에만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 하는 아들 때문에 속상합니다. 진학을 준비하는 아이가 공부에 소홀하지 않도록 용돈도 부족하지 않게 주고 있는데도 아이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해 안달입니다. 얼마 전에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까지 했습니다. 성적은 계속 떨어지는데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이가 경험을 통해 공부와 아르바이트 중 스스로 선택하도록 좀 떨어져서 지켜봐 주세요.

진학을 준비하는 절박한 시기에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는 아들을 보고 있자니 애가 타실 엄마의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이 문제는 엄마와 아들의 현재의 바람과 미래의 방향이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들에게 바라는 것은 좋은 학교 진학을 위해 아들이 초를 아껴 공부하길 원하는데 정작 아들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최근 제가 아끼는 한 대학생을 만났습니다. 그 학생은 현재 졸업반이지만 ‘대기업 취업 공부’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1학년 때부터 학교생활을 열심히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취업기회를 놓치면 어떻게 하느냐’는 나의 염려에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4년이라는 세월을 오직 좋은 회사 입사만을 위해 보내고 싶지 않아요. 너무 아깝지 않아요? 그래서 전 결심했어요. 대학시절을 최대한 경험하고 즐기자고요.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어요. 이 시절은 저에게 두 번 오지 않으니까요. 취업은 대기업이 아니라 제가 즐겁게 다니는 회사여야 될 것 같아요.”

저는 그 학생이 참으로 현명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앞길을 잘 개척해 나갈 것이라 믿음이 갔습니다.

그 학생은 또 ‘해외배낭여행’을 위해 여름, 겨울 방학이면 집중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목돈이 모이니 망설여졌답니다. 그동안 잠 못 자고, 힘겹게 번 돈을 여행으로 쓰기가 아까운 생각이 들고, 또 몽땅 자기만을 위해 쓴다는 것도 마음에 걸려 엄마에게 물었답니다. 그러나 모친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엄마는 그 돈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러니 처음 목표대로 다녀와라. 지나고 나면 많은 것이 너 인생에 도움이 될 거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온 그 학생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도 여행을 허락해 준 엄마가 고맙고 존경스럽다고요.

위대한 교육자 요한보스코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젊은이들에게서 바라는 것은 오직 그들이 항상 기쁘게 지내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청소년들아! 죄를 짓지 않는 한 최대한 기쁘게 사십시오.”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그들이 기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요?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다녀도 적성에 맞지 않고 기쁘지 않는 자녀의 모습을 엄마는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사춘기 때는 공부든 그 무엇이든 부모가 시킨다고 하지 않습니다.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면 부모는 좀 떨어져서 지켜봐주어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경험을 통해 공부와 아르바이트 중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러다 어른의 개입이 필요하다 생각될 때는 오직 자녀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가가십시오. 부모의 욕심인지 아닌지는 자녀가 금방 압니다.



청소년과 부모님의 고민을 joseph@catimes.kr로 보내주세요.


김인숙 수녀(살레시오수녀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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