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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ㆍ25 전쟁이 일어난 지 67주년을 맞아 6월 25일 명동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시작하며 파티마 성모님을 앞세우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사제단이 입장하고 있다. |
“주님, 흩어진 당신 백성을 모으소서!”
간절한 기도 소리가 성전에 울려 퍼졌다. 동족상잔의 비극, 6ㆍ25 전쟁이 일어난 지 67주년. 그럼에도 여전히 전쟁의 악몽이 횡행하는 한반도에서 신자들은 기도에 마음을 모았다. 증오에서 화해로, 분열에서 일치로, 미움에서 용서로, 갈등에서 평화로 나가는 길을 찾았다.
서울대교구는 6ㆍ25 전쟁 발발 67주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6월 25일 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를 거행하고, 파티마에 발현하신 성모께 북녘 교회와 우리나라를 봉헌했다.
미사는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와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한국본부(본부장 하 안토니오 몬시뇰),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권길중)가 공동 주관했다.
미사에 함께 한 신자 1200여 명은 분단의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온 남과 북이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용서를 통해 화해하고 일치하며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도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첫 선물이자 최고의 은혜는 용서”라며 “미사 중에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해 파티마 성모님께 기도를 청하고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는 평화를 이루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100년 전 발현하신 파티마 성모께 분단된 한반도를 의탁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호소했다.
국내 정착 15년째인 북한이탈주민 김미경(프란체스카 로마나)씨는 미사 직후 짧은 묵상을 발표했다. 김씨는 “전쟁의 위기에 놓인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뿐”이라며 “먼저 이해함으로써 사랑받는 겨레, 먼저 배려함으로써 존경받는 겨레, 먼저 나눔으로써 평화로운 겨레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미사에 앞서 참석자들은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 민족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 북한 지역 복음화와 북한 주민, 모든 신자 가정의 평화와 교회 미래인 청소년 등 다섯 가지 지향으로 30분간 묵주 기도 영광의 신비 5단을 바쳤다. 또 1945년 분단 이후 72주년이 되기까지 기도가 끊긴 북녘 교회 57개 본당 공동체를 기억하며 기도를 약속하고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운동’에 참여해 북녘 교회에 대한 기도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실향민 2세 김명순(마리아, 69)씨는 “개성에서 인삼 농사를 지으셨던 부모님(김종학ㆍ김덕섬) 두 분은 공산당에 쫓겨나듯 월남하셨지만,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셨다”면서 “파티마 성모님께 한반도를 의탁하고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앞으로 부모님 고향 개성본당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