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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황복만 수사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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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황복만(필립보 네리) 수사가 2월 5일 선종했다. 2019년부터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지내는 현지 아이들을 위해 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해 온 선교사다. 최근 테테레(Tetere)라는 공동체로 부임한 지 열흘 만에 뇌출혈로 하느님 곁으로 갔다.


고인을 만난 건 2024년 12월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한국관구에서였다. 그는 휴가를 얻어 한국에서 잠시 쉬던 중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였음에도 황 수사는 곧 돌아갈 선교지에 대한 부푼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공간이 없어 아이들 수업을 체육관에서 하는데, 건물을 따로 지을 거고 지원도 받아야죠! 뭐 건물이라 해도 컨테이너지만 그게 어디겠어요?”


여러 질병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 주는 게 바람이라던 황 수사. 그곳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정작 자신의 건강은 챙기지 못했던 것 같다. 젊은 선교사에게도 고된 낯선 오지에서 자신의 한 몸을 다 바친 것이다. 인근에 한국인 선교사도 거의 없는 현지에서의 삶이 외로웠을 법하다. 하지만 선교 이야기를 하는 내내 황 수사의 눈은 그 어떤 청년들보다도 생기가 가득했고, 미소는 천진난만했다. 휴가 때 그를 진료한 의사의 만류에도 왜 선교지 복귀를 고집했는지 알 것 같다.


그렇게 작년 겨울 한국에서의 휴식은 황 수사의 마지막 휴가가 됐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선교지에서 눈을 감았다. 편하고 안락한 한국에서의 휴가 중에도 온통 선교지의 쓰레기 매립장의 아이들만을 생각하던 그를 보며, ‘선교 사명’이란 결국 자신이 가는 곳에 대한 사랑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어린이처럼 순수했던 황복만 수사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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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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