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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과후 공부방 아이들의 울타리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만세를 부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더브러 한마음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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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방과후 공부방 `아이들의 울타리`에 모인 아이들이 모처럼 신이 났다. 오랜만에 자신들과 함께 놀아줄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들을 찾아와 함께 해준 것만으로도 마냥 좋은가 보다. 엎치락 뒤치락 몸 장난도 치며 어쩔 줄을 모른다. 주로 극빈층 가정과 한부모 가정 자녀들이라 사랑에 더 굶주려있는 탓도 있다.
아이들 장난도 웃는 얼굴로 받아주며 말동무가 돼준 이들은 서울특별시립 보라매청소년수련관(관장 용하진 신부) 자원봉사기획단 `더브러 한마음` 학생들이다.
이들은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마지못해 봉사하는 학생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베풀고 나누는 것이 습관이 돼 있고 머릿 속엔 항상 `다음엔 어디로 봉사하러 갈까` `내가 할 수 있는 봉사가 또 뭐가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좋아요. 또 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돼요. 불평불만이 생겨도 내가 도왔던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곧 마음을 다잡게 되고요."
역시 봉사하는 학생들이다보니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기특하다. 요즘 청소년들이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라는데 `더브러 한마음`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선 이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왜 동아리가 아니라 기획단이라 이름 붙여졌을까.
회장을 맡고 있는 유국화(실비아, 고2)양은 "우리가 활동거리를 정하고 다녀온 뒤에는 평가하고 부족한 것을 보충하려 노력하는 것이 다른 봉사 단체들과는 다른 점이다"면서 "주어진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봉사를 찾아서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했던 봉사활동들-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 말동무 하기, 장애 청소년들과 함께 뮤지컬 관람하기, 환경 지킴이로 주변 거리 청소하기, 수련관 도우미 활동 등- 모두 학생들이 스스로 정하고 참가했다.
또 봉사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꼭 평가시간을 갖는다. 그래야 자신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더브러 한마음`이 발전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여럿이 함께하는 봉사이기에 협동심은 물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다는 더브러 한마음 친구들은 "봉사를 마치면 내가 부쩍 큰 느낌이 들고 얻는 것이 더 많다"며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밝게 웃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