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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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인터뷰

“모든 것 주님 뜻에 맡기고 따르겠습니다”, 교구민들의 영성-일상생활 일치 강조, 냉담자·사제성소 문제 적극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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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대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의 사임에 따라 3월 25일 교구장직을 승계한 신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를 26일 교구청에서 만났다. 김 대주교는 주님의 뜻에 따르며, 그분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교구를 이끌어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또 사제단과 함께 교구민들의 뜻을 헤아리며 교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김 대주교는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을 풀지 않았다. 특유의 온화하고 조용한 목소리도 여전했다. 그러나 목소리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과 활력이 묻어났다.
-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이란 뜻 깊은 날에 광주대교구장을 승계하셨습니다. 광주대교구장 승계에 따른 대주교님의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이란 뜻 깊은 날에 광주대교구장직 승계가 공포돼 더욱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성모님께선 동정녀로서 예수님의 탄생을 전언 받고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엔 이해하고 받아들이셨습니다. 저도 그 믿음을 본받고 싶습니다. 앞으로 광주대교구장이란 소명을 수행함에 있어 제가 가진 인간적 재주나 역량만이 아닌,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마음으로 교구 사제단과 하느님 백성들의 기도와 협력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일을 도모하지만, 이루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라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특히 우리 교구 신부님들께서 함께하시기에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윤공희 대주교님께선 김 대주교님의 이번 광주대교구장 승계에 대해 ‘노상(路上)에서 교구의 역사가 이뤄졌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이는 한국교회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길 위에서, 그것도 관구 밖인 대전교구 지역에서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윤 대주교님께선 제게 축하 인사를 전하시며 “이렇게 중요하고 역사적인 순간을 노상에서 맞게 된 것을 볼 때, 앞으로 김 대주교님은 길 위를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하시면서 사목해야 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셨습니다.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주교는 어느 한 교구를 책임 맡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교황님을 중심으로 세계 교회 전체를 공동으로 사목하는 직무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생각한다면 주교의 직무가 관구나 교구 안팎의 여부가 크게 상관이 있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가톨릭’이라는 말 자체도 ‘보편되다’, ‘공번되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광주대교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해, 더 나아가 교황님을 보필하며 세계 교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 지난해 여름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되던 당시 첫 소감으로 ‘처음 보좌주교에 임명될 때처럼 두렵고 떨린다’고 하셨습니다. 교구장 승계 직후에도 ‘그때보다 수십 배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하셨습니다.

▲오늘 아침 교구장으로서 교구청 신부님들과 함께 첫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강론을 통해 “신부님들이 계셔서 안심입니다. 신부님들의 기도와 협조에 힘입어 앞으로는 더욱 기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인간적인 것 같습니다. 성모님께서 믿음으로 ‘예’라고 받아들인 것처럼 말입니다. 저 역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은 믿음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하느님께서 저를 몽당연필로 써 주실 것을 믿고, 언제 어디서나 ‘예’하고 응답하겠다는 마음입니다. 어쩌면 그 믿음이 조금 부족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정말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는 믿음으로 신부님들과 함께, 교구민들과 함께 나아가고 싶습니다.

- 광주대교구는 2007년 교구 설정 70주년을 맞으며 2010년까지 ‘교구 발전 3개년 추진계획’을 세웠습니다. 올해는 그 마지막 해인 ‘지역 복음화의 해’입니다. 앞으로 교구장으로서 추진해 나갈 중점 사목방향은 무엇인지요.

▲한국 주교단이 지난 2007년 교황청을 방문했을 당시, 교황님께선 한국교회에 특별히 두 가지 사항을 당부하셨습니다. 우선 신자 수 증가에 비례해 쉬는 교우들이 많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언급하며 쉬는 교우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요청하셨고, 또 하나는 한국교회가 청소년들에 대해 좀 더 사목적으로 배려해 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교황님의 당부 말씀을 따라 쉬는 교우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새 영세자도 중요하지만 기왕에 우리 신앙의 공동체에 들어오셨던 분들이 어떤 이유로든 쉬고 있다는 것은, 절반은 우리들의 책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함께 교구가 보다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사목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또 한 가지는 신학생 양성과 사제성소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신부님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숙의해서 좋은 방안들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특별히 사제성소 문제와 쉬는 교우 문제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덧붙여 광주대교구와 관할 지역인 전라남도, 즉 교회와 지역의 전통 문화 사이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도 관심을 갖고 사목적으로 배려하고자 합니다.

- 광주대교구에서 교구 사제가 교구장에 오른 것은 교구 설정 73년 만에 대주교님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교구장님께 거는 기대와 희망이 클 텐데요, 교구민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자들로부터 ‘신앙 따로, 생활 따로’라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신앙과 생활이 나눠지는 영성생활이란 있을 수 없는 데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영성생활에 대해선 일상생활과는 전혀 별개의, 어떤 구름 잡는 얘기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교구장으로서 영성생활과 일상생활이 하나 되는 신앙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실제로 여기에 대해서 신부님들과 함께 많이 고민할 것입니다. 교구 공동체 모두 교회 안에서 받은 영적인 힘과 신앙의 힘을 직장이나 가정, 혹은 어디에 속해 있던지 간에 그 힘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



가톨릭신문  201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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