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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도자 유약으로 그림 그리는 화가 손숙희씨

“예수님과 성인들의 생애를 표현하는데 동참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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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죽전에 위치한 공방 ‘리도손숙희도유화’에서 만난 손숙희 씨는 깊이 있는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도유화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미술의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회화 방법을 선보이고 있다. 손숙희(라우렌시아) 씨도 그런 작가 중 하나다. 그는 도자 유약으로 그림을 그린다. 일명 ‘도유화(陶釉畵)’다.

“종이와 캔버스를 바탕으로 유화, 아크릴, 콜라주 기법 등 회화에는 다양한 기법들이 있어요. 그 외에 유약으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시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도유화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지난해부터다. 명지대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에서 유약을 전공하면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했다. 덕분에 2000여 가지의 색상을 개발할 수 있었다.

도유화는 섬세한 작업이다. 도자 유약으로 그림을 바르고, 산백토를 얇고 작게 잘라 850℃로 초벌구이한 시편 위에 색유약을 1250℃의 온도에 재벌구이한다. 그렇게 해서 다양한 컬러를 만들고, 모자이크 퍼즐 작업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불에 구워진 후에 어떤 색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수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노력 끝에 나오는 작품은 깊이 있는 색상을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손씨는 “그림을 그릴 때는 단순한 색에 불과하지만 1250℃에 재벌구이를 하면서 불의 가변성이 가해지고 색 유약이 서로 마주치면서 깊이 있는 색상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도유화의 매력이다. 영구적이라는 점도 도유화의 장점이다.

“불에 구워져 나와 견고한 도유화는 건축의 외장, 내장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해요. 도유화나 모자이크를 설치하면 성당의 역사와 함께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는 대구가톨릭대학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새로운 공부를 이어오고 있다. 전공을 불문하고 작업에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공부하고 연구한다. 유약과 더불어 건축 인테리어도 공부하여 그의 작품은 날로 성장해가고 있다.

얼마 전 평화화랑에서 개인전을 마친 그는 2년 후에 다시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그의 목표는 도유화를 발전, 보급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성적인 면에서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수님과 성인들의 생애를 표현하는 데 동참하고 싶어요. 할 일은 많지만 작품을 다량으로 만드는 것보다 어떻게 하느님과 마주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제 스스로도 깊어지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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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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