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과 의료진 위한 9일기도, 25일부터 시작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가 4월 1일(수)까지 미사 중단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교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잠정 중단해왔다.
이번 조치는 서울 관구 소속 교구장들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서울 관구는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의정부, 춘천, 인천, 대전, 수원, 원주교구 등이 속해 있다.
염수정 추기경은 20일(금) 오후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중단 연장과 9일기도 요청>이란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전하면서, 미사가 재개되더라도 미사 외 모임은 금지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교구 232개 성당 입구에서 미사 참석자의 체온을 측정하도록 했다. 이어 유사시 역학조사가 필요한 경우 방역 당국에 협조할 수 있도록 모든 성당이 미사 참석 명단을 작성하도록 했다.
신자들은 미사 참례 시 거리를 두고 착석하고, 미사 중에도 필히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또한 유증상자나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및 영유아 청소년들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성당에 오지 말고, 집에서 대송(代誦, 미사에 참례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 묵주기도 5단, 해당 주일 독서와 복음 말씀의 성경봉독, 희생과 봉사활동 등의 선행으로 미사 참례를 대신하는 방법)하도록 했다.
미사 재개에 앞서 서울대교구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과 의료진들을 위해 이달 25일(수)부터 9일기도를 진행하기로 했다.
염 추기경은 담화문을 통해 9일기도를 제안하면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치유의 은총을, 의료진에게는 힘과 용기를 주시길 청하자”고 전하고, “본당 내 고통을 받고 있는 취약계층 이웃들에게 관심과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담화문 전문 하단 참조
서울대교구는 2월 25일 교구장 명의 담화문을 통해 같은 달 26일(재의 수요일)부터 3월 10일까지 한시적으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의 중단을 발표했다. 이어 3월 9일(목) 담화문을 통해 미사 중단을 무기한 연장하며 재개 시점을 별도 공지하겠다고 안내한 바 있다.
[담화문 전문]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 중단 연장과 9일기도 요청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로마 8, 25)
사랑하는 형제 사제들과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평화와 은총을 빕니다.
주님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시기 동안 우리들은 ‘코로나19’라는 처음 마주하는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가 하루빨리 지나가고 모든 이들이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교구는 신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지난 2월 26일부터 교구 내 본당의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와 모임을 중단했습니다. 사순절의 대부분을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 없이 지낸다는 것이 무척 마음 아프지만 어느 사순절보다 더욱 많은 기도와 희생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일상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는 교훈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부는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일을 4월 6일로 발표했습니다. 우리 교구는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질병관리본부가 권유하는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로 4월 2일부터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재개하려고 합니다. 다만 그 이전에라도 신자들이 개인적인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일정 시간 동안 성당을 개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별도공지가 있을 때까지 미사 외에 모임은 하지 않도록 합니다.
특별히 교구의 모든 사제들과 수도자들, 신자들에게 기도를 당부합니다.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는 치유의 은총을, 의료진에게는 힘과 용기를 주셔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의 위로자이신 성모님의 전구와 함께 주님의 은총을 청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3월 25일부터 9일기도(묵주기도)를 바쳐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본당 내 고통을 받고있는 취약계층 이웃들에게 관심과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미사 재개시 준비사항>
1) 성당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손 세정제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필요시 역학조사를 위해 미사 참석 명단을 작성합니다.
2) 미사 중에도 신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성당 안에서도 거리를 두고 앉으며 악수 등 신체적 접촉을 피합니다.
3) 미사 중 성체를 나누어주기 전 주례사제가 제대에서 “그리스도의 몸” 하면 신자들이 함께 “아멘”이라고 응답하고 침묵 중에 성체분배를 합니다.
4) 성가책이나 물품을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5) 가급적 성가를 부르지 않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6) 코로나19 감염증 증상이 있는 신자나,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환자, 초·중·고등학생은 별도 공지 때까지 집에서 대송으로 주일 의무를 대신합니다.
7) 금년 성지주일에는 성지가지를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8) 부활전 판공성사는 현 상황에서 어려우므로 ‘일괄고백과 일괄사죄’를 위해 교구에서 참고자료를 준비하여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2020년 3월 2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