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말씀이 주는 힘과 희망을 많은 분에게 전하고 싶어, 성경을 정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4일자 교구 주보의 표지에 복음 말씀을 쓴 박경희(유스티나·수원교구 광명 소하동본당) 씨는 “제가 말씀 안에서 발견한 힘을 교구 신자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26년 한 해 동안 교구 주보 표지 작업에 참여하게 된 여섯 명의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녀가 처음으로 주보에 실은 ‘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이사 60,1)라는 24자 말씀은 기도와 정성이 깃든 손 글씨로, 마치 하느님의 빛처럼 환하게 빛났다.
“글씨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캘리그라피에 매료돼 13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무렵 교구 청년성서모임에서 봉사하고 있었는데, 중요한 행사 포스터에 글씨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재능기부를 하게 됐고, 이후 주로 교회 안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그가 복음 말씀을 쓰게 된 이유는, 하느님의 말씀이 주는 힘과 위로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라는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이 됐어요. 짧은 한 문장이 삶의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걸 느끼고, 그때부터 복음 말씀을 정성껏 써보자고 결심했죠.”
박 씨의 예명은 ‘마음토끼’다. ‘마음을 글씨로 전하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 이름처럼, 그녀는 모든 작업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기도해요. 그리고 의뢰자에게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씨를 썼다’고 꼭 전해요. 그렇게 기도로 쓴 글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또 그 사람을 통해 선한 마음이 다른 이에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기도의 선한 영향력을 널리 나누기 위해 SNS를 통해 신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위령성월이나 성령강림대축일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돌아가신 지인이나 가족의 이름과 세례명을 적어드리는 이벤트를 열어요. 고인을 기억하고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되고, 더 많은 이가 기도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신자들이 한 주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복음 말씀을 쓰는 주보 표지 작업은 박 씨에게도 새로운 힘을 안겨주었다.
“몇 년 전, 붓글씨로 강렬하게 표현된 복음 말씀이 실린 주보를 보고 ‘참 멋지다’고 느꼈어요. 언젠가 저도 그런 복음 말씀을 써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던 중, 마침 주보 표지 작가 공모를 보게 됐고 운 좋게 참여할 수 있었어요. 아직 두 작품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냉담 중이던 동생과 친구들이 제 주보를 보려고 다시 미사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주보 표지에 실릴 네 번째 복음 말씀의 이미지를 구상하며 기도하고 있다는 박 씨는 “제가 복음 말씀을 쓰면서 했던 기도들이 교구민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