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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성장 토대 구축”…현 하롤드 대주교, 선종 50주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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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3월 1일 아침, 제주지목구장 현 하롤드 대주교(Henry W. Harold·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는 평소처럼 미사를 봉헌하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주교관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그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향년 66세. 막 태동하던 제주교회 현장 한 가운데서 생을 마친 이 미국인 선교사는, 작은 지목구에 불과하던 섬 교회가 교계제도 안의 하나의 교구로 서기까지 기초를 놓은 인물이었다.


현 대주교 50주기를 맞아 제주교구는  3월 1일 오후 2시 신성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현 하롤드 대주교 선종 50주기 추도식’을 거행한다. 신성학원 애국지사 3인을 기억하는 3·1절 기념식과 함께 진행되는 행사는 현 대주교를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주교회와 한국교회의 역사와 신앙, 그리고 양심을 성찰하는 자리다.


1909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현 하롤드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에 입회해 1930년대 한국에 파견됐다. 전남 농촌 본당에서 사목하다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됐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군 군종신부로 유럽 전선에 나갔다. 전쟁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광주지목구장·교구장·대목구장·대교구장을 역임하며 광주대건신학교 설립, 본당 신설, 학교·병원 설립, 레지오 마리애 도입 등으로 호남 교회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처럼 광주에서 교구 기틀을 다지는 일을 이미 경험한 그는, 1971년 제주지목구 초대 지목구장으로 부임하면서 본당 신설과 사제 인사, 교구 행정 정비에 힘쓰며 섬 전역에서 사목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여러 수도회와 단체들이 제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고, 광주에서와 마찬가지로 교육·의료·사회복지 영역을 선교의 중요한 축으로 삼아, 이시돌 목장 일대를 중심으로 한 농촌 개발·사회사업과 결합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도직을 뒷받침했다. 이렇듯 현 대주교는 1977년 교계제도 안에서 제주가 하나의 교구로 서기 직전 마지막 시기에, 행정·사목·인적 기반을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제주교구는 현 대주교의 업적을 기려 2016년 제주교구 서문성당 내에 흉상을 세우고, 옛 지목구청과 주교관이 있던 이 성당을 ‘현 하롤드 대주교 기념성당’으로 명명했다.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현 대주교의 가장 큰 자취를 “제주교구를 ‘선교지 교회’에서 ‘자립하는 지역 교회’로 성장시킨 영적·사목적 토대 구축”으로 꼽으며, “이날 추도식과 행사를 통해 제주교구는 희생 위에 세워졌고, 역사를 책임졌으며 약자와 함께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그 정신을 우리가 이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유념하면서 과거를 기념하는 교회가 아니라, 그 정신을 오늘 살아내는 교회가 되자”고 당부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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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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