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4월24일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미사는 물론 앞서 지난 4월8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장례미사를 공동집전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다가 즉위미사 중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어깨에 두르는 팔리움이 전달될 때 김 추기경은 기도문을 올렸고 사제급 추기경단을 대표해 순명서약을 해 미사를 지켜보던 한국인들에게 뿌듯함을 안겼다.
이는 김 추기경이 만 80세를 넘겨 콘클라베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을 덜고도 남는 성장하는 한국가톨릭교회 위상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대목이라는 게 한국 교회와 신자들의 은근한 자부심 섞인 반응이다.
김 추기경이 이처럼 두 미사를 공동집전하게 된 것은 182명 추기경단 가운데 사제급 추기경단 선임자이기 때문. 추기경에 서임된 날짜가 1969년 4월28일로 현 사제급 추기경 중 가장 빠르다. 이로 인해 추기경단의 일원으로 한국인인 김 추기경이 즉위ㆍ장례 미사를 공동집전하는 영광스러운 장면을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이 지켜보게 된 것이다.
교회법학자 홍기선(춘천교구 후평동본당 주임) 신부는 로마에서 유학할 때 2000년 대희년 주교 시노드 때도 그랬고 전에 다른 나라 추기경님들과 모임을 가질 때도 항상 김수환 추기경님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곁에 계신 것을 뵐 때마다 내심 뿌듯했었다 며 김 추기경님이 이번에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교황성하 즉위미사를 공동집전하시는 것을 보니 더 감회가 깊다 고 전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