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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남편 폭력에 하반신 마비된 북한이탈주민 조경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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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채 7살·5살 남매와 생활 북한이탈주민으로 살아갈 길 막막

▲ 조경희씨는 곧 출소하는 남편이 찾아올까 두려워하고 있다. 그의 의견을 존중해 사진을 싣지 않는다. 삽화=문채현

유민이(7 가명)와 민우(5 가명) 남매는 지난 성탄절 아침에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지 못했다. ‘변신 로봇’을 꼭 받고 싶었던 민우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른 친구들은 다 선물을 받았는데 왜 나는 없느냐?”며 엄마에게 따졌다. 조경희(31 가명)씨는 가슴이 미어졌다. 조씨는 “아이들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이다. 2008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과 태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중국에 머물 때 만난 조선족(중국 교포) 남자와 결혼해 희망 가득한 미래를 꿈꿨다. “한국에서 둘이 열심히 벌어서 빨리 자리를 잡자”고 약속했다. 아이들을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 자녀 보호시설에 맡겨놓고 쉼 없이 일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남편이 집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기 시작했다. 일도 소홀히 했다. 다툼이 잦아졌고 별거에 이르렀다.

어느 날 남편이 집으로 찾아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또 싸움이 벌어졌고 조씨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심하게 폭행 당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척수손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됐다.

우울증이 찾아왔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 했다. 긴 병원 생활을 하고 7개월 만에 퇴원했다. 휠체어를 탄 채 5살 3살 난 아이를 키웠다.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활동보조 복지사가 종종 와서 빨래와 청소는 해주지만 나머지는 조씨 몫이다.

어린 아들은 아직도 엄마의 장애를 이해하지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안아달라. 밖에 나가서 놀아달라”고 떼를 쓴다. 그 무엇도 해줄 수 없는 조씨는 “안 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한 달 수입은 기초생활수급권자 지원금과 장애연금을 합쳐 1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북한이탈주민에게 지원되는 국민임대아파트에 살아 월세 부담은 그나마 덜하지만 아끼고 아껴도 늘 힘겹다. 조씨는 “몇 달을 벼르고 별러야 5만 원짜리 장난감을 하나 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조씨는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유민이가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어떻게 뒷바라지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 더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재활 치료도 받고 있는데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기간(3년)이 1년도 남지 않아 그것도 걱정이다. 그는 “내 몸도 몸이지만 앞으로 아이들을 키울 게 걱정”이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후견인 / 정창민 수사 (예수회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남편의 폭행으로 젊은 나이에 하반신이 마비된 조경희씨는 장애를 극복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힘과 용기를 주시길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이 조씨와 두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조경희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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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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