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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평생 뇌병변 장애로 고통 겪는 박호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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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고친 사글셋방서 홀로 지내 새 보금자리 마련 위한 지원 시급

▲ 김권수(뒷줄 왼쪽) 교구 빈첸시오회 9지구 회장과 우근태 본당 빈첸시오회장이 박호갑씨를 휠체어에 태워 바깥 나들이를 시켜주고 있다. 오세택 기자

안채를 쓰던 집주인은 진즉 떠났다. 오래전에 지은 낡은 집 안채는 뒤쪽부터 허물어지고 있다. 새로 지을 수 있는 집도 아니다. 집 출입구가 개인 사유지여서 신축 허가를 받을 수조차 없는 건물이다. 그 집 창고를 고쳐 지은 사랑채에 사는 박호갑(시몬 55 청주교구 진천본당)씨는 그렇지만 이 집을 떠나지 못한다. ‘뇌병변 장애 1급’으로 평생을 살아왔기에 특별한 벌이가 없어서다. 게다가 이 집을 떠나면 보증금 100만 원에 사글세 10만 원으로는 어디서도 방을 구할 수가 없다.

시멘트 블록으로 대충 지은 사랑채는 웃풍이 어찌나 센지 겨우내 그는 덜덜 떨어야 했다. 안쪽에 스티로폼을 붙였다지만 난방비를 아끼느라 겨우내 얼지 않을 정도로만 보일러를 켜놓고 버텼기 때문이다. 봄이 왔으니 난방비 걱정은 덜었지만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진다. 부모는 이미 오래전에 타계한 데다 위로 형 셋과 누나가 있지만 형편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여서다. 전에 함께 살던 큰형은 사이가 틀어져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2009년 친구 이남진씨의 집으로 옮겨 얹혀살다가 그 집도 수몰지구에 포함되는 바람에 2012년 3월 읍내로 나와 혼자서 살게 된 지 3년이 넘었다.

날 때부터 하반신은 쓰지 못하고 상반신도 간신히 왼손만 쓸 수 있는 상황인데도 작은 가게를 운영해 본 적도 있지만 이제 그는 그마저도 힘에 부쳐 하지 못한다. 요즘은 매달 나오는 국민기초생활 수급비로 간신히 생계만 유지하면서 복지관에서 파견된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가사를 해결하고 있다. 그 밖에는 온종일 인터넷이나 TV를 보는 것으로 소일한다.

그런데도 그는 밝고 낙천적인 성품에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본당 공동체에서도 소문이 나 있다.

김권수(모이세) 청주교구 빈첸시오회 9지구 회장은 “종일 혼자 있어야 하는 처지여서 쉽게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을텐데 어찌나 밝고 활발하고 행복해하는지 제가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잦다”며 “아마도 시몬 형제는 주일 미사 한 번 빠지지 않고 늘 하느님과 함께하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인 듯하다”고 귀띔했다.

▨후견인 / 우근태(로사리오 청주교구 진천본당 빈첸시오) 회장

한 손으로 방을 기어 다니며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힘겨운 형편이면서도 성당에 나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보면 참 대견합니다. 지금 사는 사글셋방이 언제 헐릴지 모르는 어려운 형편의 박호갑 형제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작은 사랑이라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박호갑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1일부터 2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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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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