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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청각장애 손주 20년 째 사랑으로 돌봐

아들 대신 손주 키운 박옥님 할머니파출부 등으로 치료·교육비 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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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장애가 있는 아들, 손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박옥님 할머니.



박옥님(마리아, 70) 할머니의 아들은 어릴 적 열병을 심하게 앓은 후 청각장애를 얻었다. 아들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과 결혼했고 아이를 낳았다. ‘설마, 아니겠지…’ 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손자, 손녀 모두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손주들은 할머니 손에 맡겨졌다. 할머니는 이 모든 게 “내 십자가”라며 20여 년 동안 홀로 힘겹게 가정을 지탱했다.

“첫 손자가 청각에 문제가 있다는걸 알았을 때 뒤로 나자빠졌어요. 아들은 후천적 장애니까 손자는 괜찮으리라 생각했는데 두 살 때쯤 외가에 지내던 애를 데려와 보니 영 이상한 거예요. 그 길로 업고 병원에 달려갔더니 청력 장애 판정이 나왔어요. 둘째 손녀는 낳아보니 ‘엄마, 아빠’ 부르는 말소리가 괜찮아 다행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안녕하세와’라고 하길래 심장이 또 한 번 내려앉았죠.”

박 할머니는 두 아이를 업고 복지관으로, 병원으로, 학교로 뛰어다녔다. “애들 키우려고 서울농학교가 있는 동네로 이사도 왔고 집을 줄여서 인공와우(달팽이관) 수술도 아주 어릴 때 하고 언어치료도 꾸준히 시켰어요. 먹는 거, 지내는 건 형편없어도 젊은 엄마들 사이에 끼어서 애들 잘 가르쳐 보려고 애썼어요. 우리 아들한테는 그렇게 못 해줬으니까….”

아들 부부가 헤어지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다. 일반 학교에 보내놓고 새 학기마다 선생님을 찾아가는 일, 친구들의 놀림에 인공청각장치를 안 하겠다고 죽겠다고 우는 아이를 달래는 일, 두통으로 아파하는 걸 지켜보는 일은 모두 할머니 몫이었다. 다행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손주들은 할머니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랐다.

“올해 큰 애가 대학에 들어갔어요. 액션 영화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학교 선생님, 복지사 선생님께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스스로 장학금도 신청하고 기숙사 있는 학교로 갔습니다. 둘째는 간호 특성화고에 입학했는데 다들 힘들 거라 그래요. 실습 받아주는 병원이 없더라도 우선 도전해 본다고 하더라고요.”

박 할머니는 아이들을 다 키울 때까지 할 일이 많다. 하지만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힘에 부친다. 그동안 집 보증금을 빼 살림을 줄여가며 아이들 치료와 교육에 사용했고 할머니는 파출부 등 일용직 노동으로 간간히 생활비를 보탰다. 현재 아들이 일을 못하고 있어 특별한 수입은 없는 상태다. 할머니가 하루하루를 버티는 건 매일 봉헌하는 아침 미사 덕분이다. 아들을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서울 애화학교에 보낸 것이 인연이 돼 가톨릭 신앙을 갖게 된 할머니는 미사 때마다 자식과 손주들 건강을 위해 기도하며 힘을 낸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


▲ 전윤안 요셉


▨후견인 / 전윤안(요셉)

서울 세종로본당 사목회장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도 할머니는 늘 단정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청각장애인으로서 액션 영화 감독, 간호사를 꿈꾸는 할머니의 손주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게 도움의 손길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박옥님 할머니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일부터 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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