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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간다 키루후라지역 카렝고 마을에 사는 모자가정의 엄마 마리온 초사비레(왼쪽에서 네 번째)씨와 네 자녀. |
어둠이 훅 밀려 들어온다. 캄캄한 방 한 칸에 엄마 마리온 초사비레(32)씨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두세 평쯤 될까 싶은 누추하고 추레한 공간엔 덩그러니 낡은 침상 하나만 놓여 있다. 부엌도, 화장실도 따로 없다. 우간다 키루후라지역 나카샤샤라 카렝고 마을 셋방은 대부분 이렇다. 하지만 사글세는 3만 실링(1만 원)이나 된다.
초사비레씨는 요즘 꿈결에도 식은땀으로 등을 적신다. 무심결에 와 닿는 아이들 손끝이 아리다. 그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자여서 언제 발병할지 모른다. 남편도 이미 5년 전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고 자신마저 세상을 버리면 다섯 자녀는 속절없이 고아가 될 터여서 어떻게든 병고를 이겨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무료로 주는 약 사러 갈 교통비 2만 실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굶을 수는 없어 엄마는 숯을 사러오는 사람들에게 흥정을 붙이고 건당 2000실링을 받거나 이웃집 빨래를 해주고 건당 5000실링을 받아 살림한다. 이 돈으로 아이들 다섯을 먹이고 입히고 학교까지 보내야 한다. 장남 뚜메바제 오스카(16)는 공부에 흥미를 보이지 않아 걱정이 크다. 뒤늦게 학교에 보낸 터라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오토바이 수리에 더 취미를 붙인다. 둘째 누와린다 조셉(15)도 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다. 셋째 악꽌꼬사 브라이언(12)와 넷째 칼리사 빈센트(9), 다섯째 존 밥티스트(6) 등 셋은 그나마 공부에 재미를 붙였지만, 학비 부담이 만만찮다. 집세라도 안 내면 나을까 싶어 있는 돈 없는 돈 저축해 땅을 샀지만, 집 지을 여건은 안 된다.
키루후라에는 이런 모자가정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우간다 꽃동네의 에코(ECHO, Essential Care & Hope for Orphans) 사업단은 이들 모자가정의 에이즈(HIV/AIDS) 환우와 가족을 돕는 예방 프로그램과 함께 집짓기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까지 한 집당 350만 실링(120만 원)을 들여 3채를 지어줬고,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의 집짓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거 안정을 통해 HIV/AIDS로 고통받는 모자가정을 돕고 연대하기 위해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후견인 / 배민영 마태오
예수의 꽃동네 자매회, 에코 프로젝트 메니저
“엄마의 기도 제목은 아이들을 돌볼 힘만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자신도 HIV로 투병하면서도 아이들 걱정에 밤낮을 잊은 엄마를 위해 사랑과 기도,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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