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장례 미사는 10월 22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교구 사제단과 유가족, 고인을 기억하는 신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됐다.<사진> 고인은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김 신부님은 마음이
비단결 같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도움을 주려는 늘 한결같이 착한 사제였다”며
“검소하며 소탈한 신부님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는 것이 마음을 슬프게 한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건강이 안 좋아 고생하셨던 김 신부님이 57년간의 사제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고통과 이별 없는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행복하시길 기도해 달라”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김 신부가 마지막으로 사목한 마천동본당 출신 송재영
신부는 고별사에서 “김 신부님께서는 사제의 수의라는 수품 제의를 제게 주시며
‘땅에 묻어 버리면 그만인 거니 가져가라’고 하실 정도로 자신의 소중한 것까지
내어주는 분이셨다”며 “젊은 사제가 올바른 사목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후배 사제들에게
도움을 주신 분이셨다”라며 고인과의 추억을 전했다.
1933년 3월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출생한 김 신부는
1963년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청량리본당 보좌로 사목을 시작했다. 이후 성신고등학교
지도신부를 거쳐 당산동ㆍ영등포동ㆍ화양동ㆍ정릉동ㆍ마천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다
1996년 원로사목 사제로 발령받았다. 은퇴 후 신학생과 단어 공부하는 학생에게 선물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에 「소리모음 한영중일한 사전」과 「한ㆍ중ㆍ일ㆍ영ㆍ이ㆍ불ㆍ독ㆍ스ㆍ폴어
사전」을 펴냈으며, 생전 인터뷰에서 “하느님께서 저를 이 세상에 나게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공부하는 즐거움으로 사전을 집필한 것뿐”이라는 말을 남겼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