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위기의 시대적 표징에 몸과 마음으로 응답하며 가톨릭 환경운동에 앞장서온 정홍규 신부가 4대강 사업, 안전한 먹을거리, 자원 재활용 등 그동안 다뤄 온 환경문제를 심도 있게 신학적·사목적으로 정리한 「평화 생태 이야기」(정홍규/바오로딸/304쪽/1만1000원)를 내놓았다.
내년이면 사제의 길을 걸어온 지 30년, 그 가운데 20년을 가톨릭 환경운동을 위해 일해온 정 신부는 그동안 펼쳐온 환경운동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2010년 신년 메시지에서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라’고 하셨습니다. 교황님 역시 생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 현장 상당수에서 여전히 환경은 관심 밖의 일입니다. 이처럼 교회가 환경문제에 소홀한 이유는 신심이 약해서가 아니라 신학적 배경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이 문제를 공정하게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교회가 왜 환경운동을 해야 하는지 그 근거를 신학·교부학·사목적으로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정 신부는 생태영성의 비전과 생태적 감수성의 뿌리를 마르코 복음에서 찾는다. 또 생태 영성의 삶을 산 가톨릭교회 대표적인 교부 2명의 삶과 영성을 소개했다. “이 책은 환경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가톨릭 환경운동을 성찰하고 성경 속에 나타난 생태 영성에 대한 가르침을 재해석 했습니다. 그리고 생태 영성의 삶을 산 성인 힐데가르트와 토머스 베리를 소개해 새로운 생태문화 영성을 구체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이어 정 신부는 생태 정신을 몸소 실천한 교육의 장으로 산자연학교를 예로 들었다.
“국·영·수 중심의 일반학교 교육과 달리 가톨릭 대안학교 산자연학교는 자연과 음악을 더 비중있게 다루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정보’가 중요한 시대였다면, 수많은 정보는 인터넷 속에 얼마든지 넘쳐나는 미래의 사회는 ‘감성’이 화두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유럽에는 벌써 ‘숲 학교’가 대세입니다. 피조물과 평화를 연결짓는, 생태 영성을 구현하는 학교들이 국내에도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정 신부는 마지막으로 교회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소중한 가치를 실천해야함을 강조했다.
“우리 지구는 폭염, 폭우, 폭설 등 이상기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흐름을 읽고 올바른 가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생태 평화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메시지를 읽고, 사목현장에 있는 신부님들이 신자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