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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16. 열린 손으로(중)

조건 없는 믿음 드러내는 희망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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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 손으로(헨리 나웬 신부 지음/성바오로)
 
  우리는 기도를 필요로 하는 일이 생길 때만 기도하려고 마음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크고 작은 걱정들이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도한다.

 시험을 앞두고 있으면 좋은 성적이 나오기를, 아픈 이가 있으면 빨리 낫기를, 전쟁이 나면 평화를 위해, 가뭄이 계속되면 비가 내리길 기도한다. 일상과 깊이 연관된 이러한 기도는 생활에서 나오는 것이다.

 헨리 나웬 신부는 "이 또한 기도의 참모습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관심을 최우선에 두고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애쓰는 `청원기도` 역시 기도의 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기도에는 청원기도 외에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에 감사드리는 `감사기도`와 하느님께 무엇을 받았든 안 받았든 상관없이 오로지 하느님을 향한 `찬미기도`가 있다. 하지만 기도마다 경중을 따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과연 그 기도가 희망의 기도인가, 약한 믿음의 기도인가 하는 것이다. 청원기도를 바치는 이들은 기도가 안 이뤄졌다고 쉽게 실망하곤 한다. 심지어 "그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그대로 될 리가 없지!"하며 섣부른 결론을 내린다. 나웬 신부는 "약한 믿음의 기도는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인색하며 작은 모험에도 당황해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제는 소망이 이뤄지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그분에 대한 끝없는 믿음을 나타내는 데 있다. 희망의 기도는 어떤 보장도, 조건도, 증명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자녀와 어머니의 관계와 같다. 자녀는 어머니에게 온갖 것을 요구하지만 어머니는 모두 다 들어주지 않는다. 자녀는 원하는 것을 못 얻을 때 고집을 부리거나 반항도 해보지만, 결국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좋은 일만 한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희망의 기도를 바칠 때 `그분은 신실하며 모든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다`라는 확실한 믿음으로 하느님을 향하게 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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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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