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 김대건 신부 순교 177주년이 되는 당일, 바티칸에 성 김대건 신부 성상이 세워졌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성 김대건 신부 성상을 조각한 건 다름 아닌 한국인 조각가 한진섭 씨입니다.
한 작가는 무려 2년 동안 김대건 신부 성상 작업에 몰두했다 밝혔는데요.
한진섭 작가를 바티칸에서 김정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성 김대건 신부 성상이 세워졌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전에 동양 성인의 성상이 세워진 건 교회 역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대건 신부의 성상은 높이 3m 70cm로 한국 전통의 갓을 쓰고 도포를 입었으며 그 위에 영대 자락이 휘날리는 모습이 표현됐습니다.
또 두 팔을 벌린 모습을 통해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인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한 작가는 김대건 신부의 젊고 담대한 모습을 표현함과 동시에 인자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함께 나타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진섭 요셉 / 성 김대건 신부 성상 조각가>
"이분은 한마디로 말해서 굉장히 담대하고 신앙심이 엄청 깊은 분인데요. 그러니까 신앙심이 깊고 담대하다는 거는 배짱도 있고 용기가 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젊은 담대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고 그러면서 인자하고 어떤 부드러운 그런 느낌이 동시에 나타났으면 하는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이었었어요."
무려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성 김대건 신부 성상 제작 작업에 몰두했던 한진섭 작가.
한 작가는 작업 기간 중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언쟁도 있었지만 함께 가기 위해 성경 구절을 떠올리며 많은 기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진섭 요셉 / 성 김대건 신부 성상 조각가>
"이 작업을 하면서 저를 도와주는 사람들과 같이 가기 위해서 많은 기도를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서로 언쟁도 있었고 마음 불편한 일도 있었는데요. 제가 이 사람들을 보듬어서 가야 하니까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성경 구절을 떠올리면서 기도했습니다. 이 사람들을 저보다 더 챙겨주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어요."
한 작가는 "김대건 신부의 신앙심과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또 김대건 신부 성상을 제작하고 설치한 건 계획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작품을 설치한 뒤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말했습니다.
한 작가는 "김대건 신부가 바티칸에서 한국 가톨릭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소망했습니다.
<한진섭 요셉 / 성 김대건 신부 성상 조각가>
"우리 김대건 신부님이 이제 한국에서만 알려진 김대건 신부님이 아니라, 세계인이 지켜보는 또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성인이 되셨어요. 그래서 우리 한국 분들이 그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우리나라의 가톨릭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이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김대건 신부님이 베드로 대성전에서 전 세계 가톨릭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서 큰 역할을 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바티칸에서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