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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교회, 양국 관계회복 해법 제시하는 담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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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교회가 한일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일제 강점기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시작된 한일 갈등은 강 대 강 대결구도로 치달으며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양상이다. 이와 같은 대치 상황에서 평화의 사도인 교회가 한일 갈등 원인을 냉정하고 균형 있게 밝히고 오직 평화를 추구하는 정의의 관점에서 화해의 길을 내놓았다.

우선 한국과 일본교회는 한일 갈등의 원인은 잘못된 역사관을 배경으로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정부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일본 주교회의 정의평화협의회(이하 일본 정평협) 회장 가쓰야 다이지 주교(일본 삿포르교구장)는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한일 정부 관계의 화해를 향한 담화’를 냈다. 일본교회 입장을 대표하는 이 담화에서 일본 정평협은 “일본정부가 한국에 대해 반도체 등 소재의 수출 절차를 번거롭게 하는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수출 관리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했다”며 “이 조치는 한국에서 보면 지극히 적대적인 처사이고 양국 정부의 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평협은 일본정부가 내세우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과거 징용 피해자의 개인배상청구권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국가 간의 청구권은 소멸했어도 전쟁피해배상을 요구하는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일본 변호사들과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에 직결된 비인도적 행위에 의한 인권침해를 인정하고 징용 피해자를 직접 고용한 일본 기업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명한 것”이라고 판결 정당성을 부연했다.

일본 정평협은 일제강점기와 시기적으로 겹치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중국인들을 강제 연행하고 노동을 강요한 행위가 문제된 법적 소송에서는 일본기업이 사실과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금전을 지급한 사실을 적시했다. 일본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간접적으로 꼬집으면서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도 사과와 배상을 촉구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정평협은 한일 갈등의 근본 원인을 식민지 지배 책임을 일관되게 부인하는 일본정부에 있다고 보면서 “한일 간의 진정한 우호관계를 쌓아 올리기 위해 식민지 지배 청산을 포함하는 새로운 법적 장치를 만드는 것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한일 정치 지도자들은 성실하게 과거를 마주하고 미해결인 채 두어 온 여러 문제들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국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이하 한국 정평위) 위원장 배기현 주교(마산교구장)도 8월 15일 ‘1945년 8월 15일, 새로운 질서, 평화를 향하여’를 주제로 담화를 내고 한일 갈등을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 걱정을 끼치는 형국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그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35년간 어둠 속을 걸었던 한민족에게 최근 불거진 일본의 경제 제재는 새로운 폭력이며 과거에 저지른 불의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을 외면한 처사”라고 일본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국 정평위는 한일 갈등의 해결 방안으로 대결이 아닌 대화를 제시하고 이 과정에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선의의 양국 시민이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교회는 도움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패전, 그 배경과 영향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오늘의 대한민국, 오늘의 일본, 오늘의 한일관계를 성찰하자”는 것이다. 또 “새로운 질서를 찾기 위해 언제나 요구되는 필수적 전제조건은 ‘참회와 정화’임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일본 정평협 담화를 접하고 “경직된 한일관계의 회복을 위해서는 일본 정치인들이 마음을 담아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미래를 향해 양국 국민들이 우애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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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8-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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