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주교회의 환경소위, ‘핵발전에 관한 한국교회 가르침’ 세미나

“지속적 악영향 미칠 ‘핵’ 문제 대책 시급하다”/ 핵발전, 자본과 결합한 소수의 권리만 실현/ 대다수 인류·미래 세대에 생명권 배제시켜/ 관련시설 지역주민의 권리 제한·희생 강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가 8일 주최한 탈핵 세미나에서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박동호 신부가 발제를 하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 환경소위원회는 8일 ‘핵발전에 관한 한국천주교회의 가르침’을 주제로 ‘탈핵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핵과 교회의 가르침’ 주제 발표를 맡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박동호 신부는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핵산업의 부당성을 밝혔다.

다음은 발제 요약.

사회교리 원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초로 ▲공동선 ▲재화의 보편적 목적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우선적 선택 ▲보조성 ▲참여와 책임 ▲연대성의 원리이다. 또 사회교리는 사회생활의 근본가치로 진리, 자유, 정의, 사랑을 말한다. 핵 문제를 이 6가지 원리, 4가지 가치를 통해 들여다봐야 한다.

핵은 생명권, 환경권과 만날 수 없고 핵 발전이 경제발전의 수단이라는 논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자본과 결합한 일부 사람들의 권리를 실현시켜 줄지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인류와 미래 세대는 그 풍요로움에서 배제돼 있다. 핵을 ‘필요악’이라고 주장하지만 ‘예외적 상황’에서만 설득력을 갖는다.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악영향을 가져오는 것은 결코 예외적 상황이 될 수 없으며, 반드시 그리고 시급히 극복해야 할 문제일 뿐이다.

공동선은 정치권력의 존재이유로서 핵은 이에 반한다. 핵무기는 모든 사람의 가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파괴하고, 핵발전은 물질적 욕구는 충족시킬지 모르나 도덕적, 정신적, 문화적 욕구를 억압한다. 핵무기와 핵발전이 현대 과학기술과 자본, 정치권력이 결합해 생산한 새로운 형태의 재화라면 그 역시, 개인과 민족을 성장시키기 위한 유용한 도구여야 하며 어느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착취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재화의 소유는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전문가와 기업인들, 정치인과 언론인들은 강력한 경제, 정치, 사회적 이익 담합을 구축하고 다수의 시민을 사회적 약자로 만든다. 정보의 비대칭과 독점, 정보의 왜곡과 은폐는 건전한 비판의식을 무디게 함으로써 다수의 시민을 수동적 존재로 내몬다. 핵은 철저하게 국가 주도형이고, 핵발전 산업은 전 시민이 삶에 영향을 주면서도 시민의 책임 있는 민주적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핵발전은 생산지와 소비지, 도시인과 핵산업 노동자, 인간과 자연, 현세대와 미래 세대 사이의 상호 의존의 유대보다 ‘책임회피’와 ‘심각한 불균형’을 확장시킴으로써 ‘죄의 구조’로 전환될 위험이 아주 높다.

언론 또한 핵산업 분야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전하기만 할 뿐 위험성과 핵사고의 실체를 외면하거나 축소하기도 한다. 핵발전 관련 법들은 핵발전 산업 관련자가 자유를 행사할 권리를 보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련시설 지역 주민들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권리까지 부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핵발전은 한쪽의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위해 다른 한쪽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정의롭지 못한 구조이다.

핵발전이 이웃의 삶을 개선하는데 선용된다는 것도 의심스럽다. 오히려 시민을 철저하게 수동적 소비자로 머물게 함으로써 다른 차원의 약자로 전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소수만이 은밀히 일방적으로 유지 확대하려는 핵산업은 진리, 자유, 정의, 사랑이라는 가치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는 구조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10-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3

2코린 8장 9절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너희가 그 가난으로 부유해졌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