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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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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자비하심을 체험하는 지름길은 성체

[특별기고] 교회가 인정하지 않는 성인 유해 공경은 경계해야

[특ㅂ

▲ 성체성사를 통해 그분을 모심으로써, 또 성체 앞에서 묵상하고 조배함으로써 우리는 예수 성심, 그 온유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체험하게 된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우리는 예수성심성월을 보내면서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에
대해 묵상한다. 특히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마음
아파하시며 그들을 위로하고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예수 성심의 신비 안에서, 여러 인간사와 세상사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위로를 받고 치유에 이르게 된다.

 


 

예수님의 온유한 마음과 자비
 

신약성경의 공관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도래와 현존에 관한 복음을
선포하며 행하셨던 치유와 구마의 기적이 나온다. 기적을 행하시는 이유는 아픈 사람들과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가엾이 여기시는 그 자비롭고 온유한 마음 때문이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우리가 성체성사를 통해 그분을 모시고, 또 성체 앞에서 묵상을 하고 조배를 하면서
바로 이러한 예수 성심, 그 온유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체험하게 된다. 사랑 때문에
우리를 위해 피 흘리고 상처받으신 예수님의 마음 안에서 우리의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이 쉬게 되고 위로와 치유를 받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게
가까이 계시고 넋이 짓밟힌 이들을 구원해 주신다"(시편 34,19)는 말씀이 이제 예수
성심 안에서 이뤄진다.

 

12사도의 유해가 담겼다고 하는 성광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 소속되어 전국 차원의 활동을 펼치는 여러 전국위원회
중에 신앙교리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있다. 신앙교리위원회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신앙 교리에 관련한 문제들을 다루고 조사하며, 식별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필자는 현재 신앙교리위원회의 위원이자 총무로서 활동하고 있다. 신앙교리위원회에서는
시대와 상황의 필요에 따라 자체적인 문헌을 만들어 발표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여러 경로의 제보나 보고를 통해 접수된 신앙 교리에 관한 문제점들을 직접
다루게 된다.
 

그런데 최근 초대 교회 때의 12사도의 유해가 담겼다고 하는 성광 사진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신자들 사이에 유포되고 있다는 보고를 접하게 됐다. 즉, 그저 그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 은사와 영성이 넘친다고 하는 메시지와 함께 12사도의 유해를 담았다고
하는 성광의 컬러 사진이 카카오톡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앙교리위원회
위원들은 회의를 통해 많은 토의를 했으며, 모두가 일치해 이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게 됐다. 이러한 사진과 메시지의 유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들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첫째, 12사도의 유해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해서 그러한 유해를 입수하게
됐는지 그 원천적 경위나 출처에 대한 설명이 없다. 역사를 돌이켜보자. 초대 교회부터
중세 시대를 거치기까지 성인 유해 공경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성인 공경의 아름다운 전통에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유해
공경과 잘못된 인식으로 말미암아 유해 약탈이 속출하기도 했고, 그로 인해 진짜
유해와 가짜 유해가 구분되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중복해 소장되기도 했다.
 

그러므로 성인 유해 공경은 교회의 허락을 받아 이뤄져야 한다. 교회의 교도권은,
성인들 특히 순교자의 유해 공경에 있어 확실하고 '진정한' 유해가 아니면 인정할
수 없다는 지침을 역사 안에서 거듭 확인해 왔다. 그런데 오늘날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12사도의 유해를 모두 한데 모은 성광이 출현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그에
대한 확실한 교회사적 근거가 없다면 이는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유해 공경은 유해라는 '사물' 자체를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유해를 통해 드러나는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다. 유해는 표지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 유해의 진정성에 관한 문제는 별개로 본다 하더라도, 유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치유의 은사를 받는다고 말하는 것은 신학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다. 이것은 유해라는
'사물' 자체의 기계적이고 자동적인 힘을 믿게끔 유도하는 오류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성사가 아니다. 만일 성인 유해라는 표지를 통해 그 신앙의 모범을 본받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으로 성인들에 대한 공경이 이뤄지고 성인들의 전구를 간절히 청하게
된다면,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뜻과 범위에 따라 은총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유해는 내적 은총을 받기 위한 외적 요인이자 표지 혹은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로 자동적인 은총의 효력을 발생시키지 못한다.


 

셋째, 은사에 대한 오해가 있다. 은사는 교회의 공동체적 필요와 봉사를 위해
주어지는 것이기에 개인의 영예를 위해 이례적인 은총을 청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성령 안에서 병을 고치는 은사"(1코린 12,9)가 주어질 수도 있지만, 이는 "성령께서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1코린 12,11)이다. 즉, 은사는 인간의
기대와 생각을 뛰어넘어 "바람이 불고 싶은 데로 부는 것처럼"(요한 3,8) 활동하시는
성령께서 직접 주시는 것이다. 사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계적, 자동적으로 은사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은사의 진실성과 올바른 실천에 관한 판단은 교회
교도권에 속하는 것이다.


 

넷째, 우리는 성인들에 대한 '공경'을 통해 마침내 하느님을 향한 '흠숭'에로
나아가야 한다. 즉, 성인들을 향한 '공경지례'와 삼위일체 하느님을 향한 '흠숭지례'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성인을 공경하는 이유는 먼저 그분들 삶의 모범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전구를 통해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해 주시도록 성인들에게 청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과장된 성인 유해 공경으로 인해 삼위일체 하느님께 드려야 할 찬미와
흠숭이 소홀해지거나 불충실하게 돼서는 안 된다. 또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는 것이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무이한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과 신비에 대한
경시와 간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진정한 치유를 향하여
 

오늘날 웰빙과 힐링의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사실 이는 현대인들의 불안감과
내적 피폐함, 그리고 영적 빈곤함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 사회 안에 퍼지고
있는 일부 저급한 웰빙 문화 식의 치유 흐름이 교회 안에도 번져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가 불분명한 성인 유해를 찾아 헤매며 현혹되는 것은 그만큼 신앙의 미성숙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아 우리는 미사와 성체강복, 성체조배를
통해 예수 성심을 묵상하며 그 신비 안에 머물러야 한다.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직접 모시지 않는가? 이것보다 더 큰 은총과 기적이 어디 있는가?

 

이 예수성심성월에 우리가 진정 온 마음을 다해 바라보며 깊이 묵상해야 할 대상은
불확실한 유해가 담긴 성광이나 그 사진이 아니라,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가
모셔진 성광과 감실이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하고 자비로운 마음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치유를 선사할 것이다. 


박준양 신부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교황청 국제신학위원)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6.14 등록]
가톨릭인터넷 Goodnews에 오신 모든 분들께 축복이 함께 하시길..
오늘의 복음말씀
<고생하는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8-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성녀  루치아(Lucy)
 마르다리오(Mardarius)
 아우트베르토(Autbert)
 아욱센시오(Auxentius)
 에드부르가(Edburga)
 에우스트라시오(Eustratius)
 에우제니오(Eugene)
 오레스테스(Orestes)
성녀  오틸리아(Othilia)
복자  요한 마리노니(John Marinoni)
 유도코(Ju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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