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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국주의 역사·경제 제재 잘못 지적… 대화 통한 문제 해결 촉구

한·일 주교회의 성모 승천 대축일 담화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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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배기현 주교와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 회장 카츠야 타이치 주교가 15일 발표한 담화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평화 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두 나라 주교는 정치 지도자들이 갈등을 끝내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이뤄나가기를 요구했다. 또 한일 관계를 넘어서 동아시아 평화체제 실현을 위해 가톨릭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연대하기로 했다.

한일 갈등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부 정치인들의 언행 속에서,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은 차분한 어조로 한일 갈등의 뿌리를 직시하고 두 나라 정부에 대화와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교회 공동체에는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가톨릭교회 역할을 일깨웠다.

특히 카츠야 주교는 한국을 지배했던 일본의 군국주의 역사와 최근 벌어진 일본의 경제 제재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성숙한 역사 인식을 보여줬다. 카츠야 주교는 담화에서 두 나라 갈등의 뿌리가 식민지 지배 책임을 일관되게 부인해 온 일본 정부의 책임 회피에 있다고 분명히 했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및 청구권협정에 식민지 지배 책임에 관한 합의가 들어 있지 않은 것이 “한일관계 교착의 근원”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일방적 경제 제재는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이 식민 시대 ‘징용 피해자’에 대해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카츠야 주교는 “일본의 변호사나 학자들도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경제 제재를 비판했다. 또 담화에 별도의 해설을 통해 “일본제국이 1910년부터 식민지 지배를 했던 조선반도에서의 징용은 1938년부터 1945년에 걸쳐 전시체제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이뤄졌다.… 징용 노동자는 임금을 받지 못하고 가혹하고 위험한 노동을 강요당했다”며 식민지배 시절 벌어진 일본의 만행을 상세하게 덧붙였다. 배 주교 역시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해 “과거에 저지른 불의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두 주교는 잘못된 역사를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화해와 신뢰, 참회와 정화, 평화를 위한 상생에 뜻을 같이하며 보편교회로서 연대도 확인했다. 카츠야 주교는 “일본과 한국의 신뢰와 우호 관계가 발전하고 이 관계가 동아시아 평화체제 실현으로 이어지도록 기도하자”고 했고 배 주교는 “함께 뜻을 모아 기도하자는 일본 가톨릭 주교회의 정의평화협의회 초대에 형제적 사랑으로 일치하여 연대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카츠야 주교는 “정확한 역사 인식과 반성 위에서 평화롭고 공정한 국제 관계를 구축하는 인류사회의 발걸음에 길이 되어야 한다”며 강조했고, 배 주교는 “새로운 질서와 하느님 계획의 진정한 징표를 탐구하고 인간적 해결을 찾는 교회의 소명”(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헌장 「기쁨과 희망」 11항 참조)을 상기시켰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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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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