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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세상의 빛] 42. 국제 평화를 위한 노력, 대화와 상호존중, 협력과 양보 (「간추린 사회교리」 440~448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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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신부님, 지금 홍콩에서 많은 사람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어요. 홍콩시민들은 자유직선제와 민주주의가 수호되길 바라고 있다고 해요. 또, 국제 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요.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이 신부: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 2019년 홍콩사태

중국과 홍콩은 역사적으로 매우 복잡한 정치 관계를 갖는 두 지역입니다. 홍콩은 엄밀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일부이며 준자치지역으로서 일국양제(one country two system) 지역입니다. 홍콩에는 자치권과 함께 언론, 투표, 집회와 같은 민주적 자유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최근 홍콩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시위 속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홍콩이 요구하는 민주주의와 자유직선제라는 가치가 2047년 홍콩의 영구적 중국 귀속을 앞둔 중국 본토의 ‘하나의 중국’이라는 열망과 충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헌법에도 명시돼 있으며 중국의 고유한 정신문화이기도 합니다. 국제사회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홍콩사태를 자국 문제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를 국제적 인권문제로 인식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 자국제일주의와 경제적 패권주의

여러 가치들이 함께 고려돼야 하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합니까? 하나의 중국입니까? 홍콩의 민주화입니까? 모두 중요한 가치들입니다. 쉽지 않지만 그 두 가치가 균형 있게 성취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어렵게 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국제일주의와 패권주의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유주의를 통한 세계화의 위험과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새로운 독재’라 했습니다.(「복음의 기쁨」 56항) 자국제일주의와 패권주의는 강대국의 경제력과 결합돼 새로운 독재를 형성하며 국제가족으로서의 일치와 연대, 협력과 존중 보다는 경제지상주의와 자국의 이익만을 배타적으로 중시합니다. 결국 국제사회와 약자, 정의·평화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집니다. 일부 강대국들의 이러한 동향은 국제질서와 평화에 대한 책임은 아랑곳없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불의한 군사개입도 불사하며 심지어 과거의 잘못을 미화하기도 합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현상이 식별 없이 지지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인간존엄을 수호하려는 평범한 상식이 상실될까 우려됩니다. 패권주의와 자국제일주의가 지속된다면 평화를 열망하는 이들의 소망은 요원해질 것이며 중국과 홍콩이 겪는 어려움도 난항을 겪을 것입니다.


■ 무엇이 판단의 우선순위인가?

국제사회가 이해충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대화와 상호존중, 협력과 양보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이는 인권과 평화 증진을 위한 방법이자 판단의 최우선 기준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기도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33항) 또한 강대국에게는 패권주의가 아니라 평화와 공동선을 위한 양보라는 미덕과 함께(「간추린 사회교리」 435항) 순전히 시장지향적 사고가 아닌 평화를 이룰 정의와 사랑의 의무도 요청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48항) 국제공동체는 인류가족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며 인간존엄과 평화를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40항) 비록 머나먼 땅일지라도 우리가 형제적 사랑과 관심을 갖고 기도하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연대하면 좋겠습니다.


“인류는 단지 어쩌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단이 아니라 참된 친교 안에서 협력하는 한 가족임을 인식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진리안의 사랑」 제5장 인류 가족의 협력 53항)


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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