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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세상의 빛] 43. 국제공동체의 바탕, 성숙한 인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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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얼마 전에 일본에서 소녀상 퍼포먼스가 있었대요. 일본 예술인들이 일본 정부에 항의하며 스스로 소녀상이 되는 행사였어요. 저는 일본을 무조건 싫어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보면서 좋은 감정을 느꼈어요. 뭐랄까, 일본 사람이 다 나쁜 것이 아니고 그 속에서도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요.

이 신부: 참으로 좋은 생각이에요!



■ 평화가 절실한 국제사회

간혹 국제 스포츠경기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합니다. 유색인종 선수들이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터키와 쿠르드족의 전쟁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터키선수들이 자국 군인을 상징하는 세레모니로 논란을 샀습니다. 테러범의 공격과 무슬림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유럽에는 외국인 혐오 정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를 달갑지 않아 합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국제관계 속에 증오와 차별, 혐오와 폭력, 무지와 무관심이 있음을 뜻합니다. 지구촌은 점차 경계가 무너지고 있지만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유명 관광지에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무색하게도 정작 우리들 마음의 벽은 높아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그러나 혐오와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하면 종교와 문화는 차별을 위해 악용되고 약자는 고통 받을 것이며 경제와 무역은 무기가 되고, 국제 사회는 미움과 증오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 정치공동체의 바탕인 사랑, 연민, 공감

한일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일본에서 소녀상 퍼포먼스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건에 대한 책임을 늘 부정해 왔지만 오히려 일본 예술인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예술행위로써 연대와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진심어린 사과조차 없이 패권주의로 일관하는 일본 정부와 달리 일본 시민들을 통해 작지만 화해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시리아 난민 알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안타깝게 사망한 이래 국제적인 걱정이 크지만, 난민 센터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각국이 적절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반면 이런 시민들을 통해 공감과 연대라는 가치가 맺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일본의 패권주의와 평화를 이루려는 선량한 일본인을 구별하며 평화를 이루려는 사람들과 더 많이 연대해야 합니다.


■ 국제공동체의 뿌리, 욕망과 혐오를 극복하는 성숙함

최근 국내외에서 ‘혐오’라는 감정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그러나 국제ㆍ정치공동체는 평등을 전제로 사랑, 연민, 공감을 통해 유지되고, 혐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통해 와해되며 혐오의 정치에서 인류애의 정치로 전환돼야 한다고 합니다.(마샤 누스바움 「혐오에서 인류애로」) 또한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기본적 권리를 얻지 못한다면 우리가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는 통찰처럼(콰메 앤터니 애피아 「세계시민주의」) 상대방의 권리를 존중하며 평화와 상생을 지향하는 세계시민적 도덕률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는 사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간추린 사회교리」의 가르침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뿌리를 둡니다. 이를 위해 우리들 모두가 편견과 욕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기존의 약육강식과 패권주의라는 틀을 버리고 사랑과 실천을 선택할 때 올바른 국제공동체가 이룩됩니다.


“인간 마음에 새겨져 있는 보편적 도덕률은 미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원리’인 인류의 공통된 양심의 생생한 표현으로서 실질적이고 지울 수 없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간추린사회교리」 436항)




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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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2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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