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닫기
하루동안 열지 않습니다.
2019년 12월 13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고사 지내도 되나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질문】 고사 지내도 되나요?

주변에서 보면 새로 가게를 열고 고사를 지내거나, 새 차를 사고 술을 차 바퀴에 붓는다거나 하는 미신적인 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들을 아주 진지하게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톨릭 신자가 미신적인 일들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답변】 기복신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간 저도 이사를 가거나, 사업을 새로 시작할 때, 또는 새 자동차를 사고 나서 하는 축복식에 참여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축복식에서 우선 신부님께서 성호를 긋고, 기도하시고 성수를 뿌리고 마치게 되는데, 그때 술을 차 바퀴에 붓는 것을 본 적도 있고, 고사를 지낸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한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지인들에게 사고가 없기를 바라고, 원하는 사업이 번성하기를 바라지만, 축복식이 너무 기복적으로 흐르지는 않기를 바라긴 합니다. 아마도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면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동시에 잘못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나 두려움 때문에 기복적인 행위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부적을 지녔다고, 고사를 지냈다고 사고가 나질 않거나, 실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완전하지 않는 한, 사람이 살면서 생겨나야 할 문제들은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결국 개인의 몫인데, 우리가 신자로서 건강한 신앙생활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우리가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면, 불안과 두려움이 오히려 사건이나 사고를 만들고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이 기복신앙에 집착하게 만들지만, 기복신앙으로 해결되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를 고통에 이르게만 할 뿐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신이 아닌 인간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고, 그리고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모든 삶에서 공평하게 주어지는 불안과 두려움을 무조건 회피하려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은 아닌 듯합니다.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이라는 책에서 강조하기를, 우리가 불안과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우리의 삶을 너무 타인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 있을수록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게 된답니다. 그러나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살아가다 보면 중심을 잃고 타인으로부터 통제를 받거나, 주변의 혼란이나 소셜미디어 정보 등의 영향으로 우리 삶이 점점 위협에 빠지게 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렇다면 신앙인으로서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어린 소년들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담력을 훈련하기 위해서, 반드시 혼자 숲 속에서 야생동물들과 함께 밤을 지내게 한답니다. 어린 소년들이 혼자 숲 속에서 맹수의 울음소리와 함께 보내면서 얼마나 무서움을 느꼈을지 상상이 됩니다. 그런데 아침이 되면 그 소년은 아버지가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화살을 당긴 채 아들을 지키고 있음을 보게 된답니다. 사실은 소년이 혼자 밤을 지새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도 우리 곁을 늘 지키고 있다고 믿으신다면 사실 두려울 게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주님과 함께한다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 옆에 그분이 계실 것입니다. 그러니 기복신앙으로 불안이나 두려움을 순간적으로 없애려고 하다가 정작 가장 중요한 믿음을 놓쳐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믿음은 우리를 불안과 두려움을 넘어서게 만드는, 주님이 내려주신 눈에 보이지 않는 동아줄 아니겠습니까?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 catimes.kr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9-11-26 등록

관련뉴스

말씀사탕2019. 12. 13

마르 1장 38절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사목지침서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인터넷 굿뉴스. [전화번호보기]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