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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세상의 빛] 47.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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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신부님, 저희 동네에 무인편의점이 생겼어요. 물건을 셀프계산대에서 스캔하면 편리하게 계산이 되던데요? 세상이 참 좋아졌어요! 그런데 걱정도 돼요. 점점 무인시설이 늘어나면 우리가 나중에 할 일이 있을까요?

이 신부: 아, 그렇군요!


■ 4차 산업혁명의 빛과 그늘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 스마트 시스템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습니다. 드론으로 택배를 배달하고, 무인 철도와 자율주행차가 다니며, 3D프린트로 맞춤형 제조업이 가능해집니다. 우리의 삶은 더욱 편리해집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자세히 봐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도 명암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향후 인간이 하는 거의 모든 일들이 스마트소프트웨어나 로봇에 의해 대체된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왓슨은 웬만한 전문의보다 훨씬 정확하게 환자를 진단한다고 합니다. 수십 명의 변호인이 할 일을 단 하나의 학습된 프로그램이 대체합니다. 금융과 제조업을 비롯해서 창의성을 요하는 문화 예술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자리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 공장은 50만 켤레의 신발을 스마트 시스템과 단 10사람으로 생산합니다.


■ 침묵의 파괴자

최근 톨게이트 수납업무 노동자들이 대법원 최종 판결에 따라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관계자가 “톨게이트 요급 수납원은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말을 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공공기관의 경영과 조직혁신을 지향한 언사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 속에 ‘사람중심’의 가치가 들어있는지 의문입니다. 그 논리대로면 미래에 없어질 직업이면 누구든 당장 해고 대상이 되겠지요.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인간소외’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어두운 자리도 인간소외입니다. 자본과 기술발전에 밀려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이는 심각한 평화의 상실입니다. 우리 주변에 평화를 위협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소외를 야기하는 기술발전은 소리없이 찾아와 평화를 파괴합니다. 기술발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없어질 일자리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사회와 문명의 주체인 사람이 보호 받는 구조가 동반돼야 합니다. 기술과 경제발전은 인간존중, 공동선, 복음적 가르침과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 세상보기, 세상읽기, 그리스도인의 선택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은 선포합니다. “봉사하러 오신 그리스도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교회는 모든 세대를 통하여 그 시대의 특징을 탐구하고 복음의 빛으로 그것을 해명해 줄 의무를 지니고 있다.”(4항)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화를 이루려는 노력도 변화하는 시대를 식별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하며(「사목헌장」 78항) 그 식별의 기준은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복음적 가르침입니다. 지금의 시대는 어느 때보다도 예리한 식별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경제와 문명의 발달이 편리함과 함께 수많은 부작용을 낳았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경제와 이윤, 소비만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가치를 지향해야 합니다. 환경과 생태를 돌보고, 이웃과 사회를 보듬으며, 영적 가치를 추구하는 가운데 복음적 삶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이 평화를 이뤄 가는 길입니다.



“평화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질서의 추구를 통해 날마다 조금씩 이룩되는 것이고, 모든 사람이 평화 증진에 대한 책임을 인식할 때에만 꽃필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495항)




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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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1-2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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